병적 폭염과 폭설 뒤 '마른 겨울'…기후 이정표 된 2024년
부처 합동 '2024년 이상기후 보고서' 발간…열대야 평년의 3배
9월은 1달 중 20일 가량 '이상기온'…온열질환자 3704명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지난해 한국은 역대급 날씨를 겪은 사실이 수치와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평균기온은 관측 이래 가장 높았고, 강수량은 특정 시기에 집중되며 폭우로 이어졌다. 11월에는 이례적인 대설이 중부지방을 강타했지만, 겨울철 강수량 부족으로 이어진 건조한 날씨는 올봄 대형 산불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했다.
1일 기상청과 환경부 등 관계 부처가 발간한 '2024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1973년 현대적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 여름철 평균기온은 25.6도로 평년 대비 1.9도 높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열대야 일수는 평년의 3.1배인 20.2일에 달했다.
특히 폭염은 9월까지 이어져 해당 달 평균기온(24.7도)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9월 이상 고온 발생 일수는 최고기온이 16.9일, 최저기온은 19.7일로 다른 달에 비해 가장 많았다.
장마철 강수량은 전국적으로 474.8㎜로 평년보다 약 33% 많았으며, 여름철 강수의 78.8%가 장마철에 집중돼 피해가 컸다. 경기 파주·의정부와 부산 사하구, 전북 군산·익산, 충남 서천·부여 등에서는 좁은 지역에 시간당 100㎜ 이상의 폭우가 내리는 등 국지적 강수도 두드러졌다. 이로 인해 농작물 피해 면적은 9447ha에 달했고, 가축 피해는 102만 2000마리로 집계됐다.
11월 하순에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대설이 발생했다. 서울, 인천, 수원에서는 적설 기록이 경신됐다. '근대 임업시험 연구의 최초 시험지'인 홍릉시험림에서는 약 400그루 이상의 나무가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겨울철 전반적으로 강수량이 부족해 건조한 날씨가 이어졌고, 이는 봄철 대형 산불의 단초가 됐다.
해양에서도 이상기후의 영향이 뚜렷했다. 한국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최근 10년간 가장 높았으며, 이상고수온 발생일수는 평년 대비 약 3.6배 증가한 182.1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양식생물 폐사가 발생하며 약 1430억 원의 경제적 손실이 보고됐다.
건강 분야에서는 온열질환자가 전년 대비 약 31% 증가한 3704명으로 집계됐고, 사망자는 34명에 달했다. 폭염과 열대야로 인해 전력 수요는 역대 최고치인 97.1GW를 기록하며 에너지 분야에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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