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초 5%만 생존" 19세 필리핀 청소년 외침…'기후 차르' 존 케리 화답
"한국정부, 2030년까지 바다 30% 보호구역 지정 동참" 요구
존 케리 "재생에너지로 시장 재편…한국도 대응 시급" 당부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부산=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산호초는 5%만 살아남았습니다. 어획량은 70% 줄었고요. 필리핀 사람들이 먹는 대표적 생선에 미세 플라스틱이 가득합니다. 빠른 변화가 필요합니다."
2005년생 필리핀 청소년 렌즈 나다니엘 루야오(Renz Nathaniel Luyao)는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0차 아워 오션 콘퍼런스'(OOC)에서 이같이 외쳤다.
루야오는 민다나오섬 잠보앙가 반도 출신이다. 어업에 종사하는 조부와 부친 아래에서 성장했다. 바다와 함께 자랐기에 해양 생물을 좋아했으나, 철이 들 무렵 해양 오염 생황을 깨닫게 됐다.
고등학교 시절, 근해 어류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하며, 바다 위기를 체감했다. 그는 "필리핀은 연간 27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해 세계 3위 해양오염국"이라며 "서필리핀해 어획량은 70% 감소했고, 건강한 산호초는 5%밖에 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루야오는 국제 해양청년단체 젠씨(Gensea) 소속으로 활동하며, 세계자연기금(WWF) 필리핀 청년위원회 등에서 해양 보호와 지속가능성을 알리고 있다.
그는 한국 정부를 향해 "정부, 기업, 지역사회, 개인이 힘을 모으면 바다를 살릴 수 있다"며 "2030년까지 바다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국제 목표(30by30)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루야오는 이어 "청년 세대가 해양 보호의 지속 가능성을 이끌어갈 수 있다"며 세대 간 연대와 협력을 강조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존 케리 전 미국 국무장관은 "세계는 여전히 2.5도 상승 궤도에 있지만, 불과 몇 년 전 4도 상승을 예상했던 것에 비하면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긴급한 상황이지만, 우리는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회의적 상황 속에서도 희망적인 자세를 잃지 말 것을 주문했다.
케리 전 장관은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재생에너지를 설치해 변화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과학과 사실, 수학과 물리학에 기반해 행동해야 하며, 결국 재생에너지가 시장에서도 화석연료를 이기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다면 복지와 교육, 보건 분야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OOC는 2014년 존 케리 전 장관이 창설한 해양 국제회의다. 참가국 정부, 국제기구, 시민사회, 기업이 해양 보호 공약을 발표하고 이행을 점검하는 자리로, 해양보호구역 확대, 해양오염 방지, 지속가능어업, 기후위기 대응을 핵심 목표로 한다.
한편 한국 환경·시민단체들은 28일 '10차 OOC' 개막에 맞춰 15개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이들은 환경부와 해양수산부를 향해 해양보호구역 확대와 해양쓰레기 관리 강화, 어업 투명성 제고, 연안 수온 상승 대응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 정부가 30by30 목표 달성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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