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기성 김민재 윤주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8차 변론기일을 마친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탄핵 심판 절차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중대한 결심을 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윤 대통령 측은 중대한 결심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헌재의 변화에 달려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13일 오후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을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나 '증인신문 전 언급한 중대한 결심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위법하고 불공정한 재판이 시정됐으면 좋겠다는 촉구로,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 내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윤 변호사는 중대한 결심이 '대리인단 총사퇴'라는 일각의 전망에 "앞으로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변호사는 8차 변론기일에 참석해 "헌재는 헌재법 등 명문 규정을 위반해 위법·불공정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심리가 계속된다면 대리인단은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반면 국회 측 대리인단은 윤 대통령이 탄핵 심판 막바지까지 책임을 떠넘기려고 했다고 비판하며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1경비단장(대령)에게 감사를 표했다.

국회 측 대리인 장순욱 변호사는 "막바지에 접어드는 것 같다"며 "두 유형의 사람을 봤다. 반듯하고 고마운 군인이 있었고, 피청구인(윤 대통령)이 이 재판 막바지까지도 반듯한 군인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걸 봤다"며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장 변호사의 말을 이은 김진한 변호사는 "명령에 복종해야 할지 나라와 국민을 지켜야 할지 고민이 많았을 것 같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국민과 헌법과 나라를 지키는 본인의 사명을 찾은 군인들에게 국민 모두가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그들이 없었다면 우리 모두의 생명과 안전, 자유가 몇 사람의 욕심 앞에 굴복해 버렸을 것이고 처참히 찢겼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감동적인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조 대령은 이날 세 번째 증인으로 출석해 계엄 당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으로부터 국회 본회의장에 있는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조 대령은 '오전 0시 31분경부터 1시 사이에 수방사령관으로부터 (국회) 본청 내부로 진입해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냐'는 정형식 재판관의 물음에 "오전 0시 45분쯤인데 그렇게 임무를 부여받았고 여러 가지 과정을 통해 임무가 변경됐다"고 답했다

정 재판관이 재차 '정확하게 워딩이 본청 안으로 들어가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말이었냐'고 묻자 "그렇다"고 확인했다.

이에 정 재판관이 '증인의 해석이 들어간 것이 아닌 수방사령관의 지시 사항인가'라고 다시 확인하자 '수방사령관의 지시'라는 취지로 답했다.

한편, 김진한 변호사는 "(이영림) 춘천지검장이 헌재의 재판 절차 진행이 매우 불공정하고 일제 식민지시기 재판관보다 못하다며 헌재를 비난했는데 헌재 심판 절차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영상을 보길 권한다"면서 "헌법을 지키고 국가를 보호해야 할 공직자로서 사실에 맞지 않는 말로 혼란을 가중하는 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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