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지면 몰려올 팅커벨·러브버그…서울시 "살충제 멈추자" 홍보
유행성 출몰 곤충 대처 영상 제작…'친환경' 초점
생태계 역할 강조…조명 밝기 등 행동가이드 제시
- 이설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서울시가 동양하루살이, 붉은등우단털파리 등 여름철 유행성 출몰 곤충의 올바른 대처 방안에 대한 홍보 동영상 제작에 착수한다. 여름철 대거 출몰하는 동양하루살이떼와 붉은등우단털파리는 각각 일명 '팅커벨', '러브버그'로 불린다.
이 곤충들은 여름철만 되면 대량 출몰해 시민 민원이 빗발치지만 '익충'이라는 점에서 친환경적 대처 방안을 홍보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살충제는 잠시 멈추고 자연을 지켜주세요'라는 주제로 대발생 곤충 바로 알기에 대한 동영상을 제작·배포한다.
지하철 등 영상매체를 통해 동양하루살이는 5월 초, 붉은등우단털파리는 6월 초부터 곤충의 생태적 특징, 도심 대발생 원인, 시민 대처요령을 담아 영상을 배포할 계획이다.
두 곤충은 생태계에 도움을 주는 익충으로 분류되지만, 몇 년 사이 유난히 많은 개체가 출몰하면서 시민에게 불편함을 주고 있다.
특히 서울시에 따르면 러브버그로 인한 민원은 2022년 4418건, 2023년 5600건, 2024년 9296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곤충이 차량에 달라붙어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거나 사체가 차량 부식을 유발하는 등 사고 위험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올해 2월 유행성 생활불쾌곤충 통합관리계획을 세웠고, 서울시의회에선 3월 '서울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통과됐다.
하지만 환경 전문가들과 단체들은 익충을 방제할 땐 생태계 균형을 무너뜨려 다른 곤충의 대발생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시 조례도 지난해 이러한 이유로 반대에 부딪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한 차례 보류되기도 했었다.
서울시는 화학적 살충제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물뿌리기, 토양 뒤집기 등 방법으로 개체수를 줄이는 방안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각 자치구에도 '주거·상업지역에서 대발생하는 성충을 대상으로 포충기(친환경 유인살충기)와 살수 등을 활용한 물리적·친환경적 방제를 권고한다'는 지침을 전달했다.
서울시는 또 홍보 영상을 통해 해충이 아닌 익충으로 생태계의 중요한 역할을 강조하고 시민 행동가이드를 제시한다. 야간 조명 밝기를 최소화하고 불빛 주변에 끈끈이 패드 설치, 출입문 틈새 및 방충망 점검, 외출 시 어두운색 옷 착용 등을 권고할 계획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여름철 대발생 곤충들이 최대 7월 중순까지 활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곤충 대발생 규모에 따라 '바로 알기' 영상 표출 시기 연장에 대해서도 검토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름철 대발생 곤충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지만 생태계에 도움을 주는 익충이라는 걸 인식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홍보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라며 "환경 단체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시민들도 이 곤충들의 특성을 알고 대처하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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