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36% 평생 한 번 이상 폭력 경험…이 중 절반 이상이 '성적 폭력'
배우자 등 '친밀한 파트너'에게 당한 경우 19.4%
일상생활서 여성폭력 피해 볼까 두렵다 40%
- 이설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평생 한 번 이상 여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여성이 36.1%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폭력 피해자 중 절반은 '성적 폭력'을 경험했다.
24일 여성가족부는 제13차 여성폭력방지위원회를 개최하고 여성폭력 유형별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2024년 여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3년 주기로 시행하는 이 조사는 직전 조사와 마찬가지로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 여성 7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는 스토킹을 새롭게 추가해 피해경험률을 산출했다.
평생 한 번 이상 여성폭력을 경험한 비율을 2021년과 동일한 기준으로 산출했을 땐 35.8%로, 3년 전보다 0.9%p 증가했다. 피해 유형은 성적(53.9%), 정서적(49.3%), 신체적(43.8%), 통제(14.3%), 경제적 폭력(6.9%), 스토킹(4.9%) 순이다. 여성폭력 피해 경험자(2537명) 중 절반 이상이 성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이전과 달리 '지난 1년간 피해 경험'을 신규문항으로 추가했다. 지난 1년간 한 번 이상 경험한 피해유형은 성적(52.4%), 정서적(44.4%), 신체적(16.2%), 통제(11.8%), 경제적 폭력(2.6%), 스토킹(2.4%) 순으로, 평생 피해 경험과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평생 한 번 이상 여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적 있는 응답자들은 주로 10∼40대에 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생 경험한 가장 심각한 신체적(47.0%)·정서적(44.1%)·경제적 폭력(70.4%), 통제(54.3%)의 가해자는 '당시 배우자', 성적 폭력은 '전혀 모르는 사람(25.2%)', 스토킹은 '헤어진 전 연인(29.4%)'이 가장 많았다.
전체 응답자 중 '친밀한 파트너'로부터 평생 한 번 이상 여성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19.4%, 교제폭력 경험률은 6.7%이며 20·30대의 교제폭력 경험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친밀한 파트너는 당시 배우자, 피해 이전 헤어진 배우자, 당시 사귀고 있던 사람 등을 의미한다. 2021년 조사와 동일한 기준으로 산출했을 때 비율은 19.2%로, 2021년보다 3.1%p 증가했다.
전·현 연인으로부터 평생 한 번 이상 여성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6.7%, 1년간 교제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0.9%로 나타났다.
'현재 우리 사회가 여성폭력 피해로부터 얼마나 안전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말에는 응답자의 51.6%가 '(전혀+별로)안전하지 않다', 20.9%가 '(매우+약간) 안전하다'로 답했다. 3년 전과 비교했을 때 '안전하지 않다'는 6.2%p 감소하고 '안전하다'는 4.6%p 증가했다.
반면 '일상생활에서 여성폭력 피해를 볼까 봐 느끼는 두려움'에 대해 '(매우+약간)두렵다'는 40.0%, '(전혀+별로)두렵지 않다'는 25.2%로 나타났다. 3년 전 대비 '두렵다'는 3.6%p 증가하고 '두렵지 않다'는 9.4%p 감소했다.
조용수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스토킹처벌법처럼 신종 범죄에 대한 대응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사회는 제도적으로는 안전해지고 있지만 주위에서 발생하는 사건, 특히 최근에 교제폭력이라든지 딥페이크 같은 범죄로 인해 일상생활에서는 두려움이 커진 것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여성폭력 문제 예방을 위해 필요한 정책 1순위로 가장 많이 꼽은 항목은 '아동·청소년기부터 이루어지는 폭력예방교육'으로 35.6%가 응답했다. 이어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가로등 등 길거리 안전장비 설치 및 증설(26.2%), 누리소통망(SNS) 등을 통한 여성폭력 방지 캠페인(18.6%), 온라인상 성희롱 등이 일어나는 플랫폼·웹사이트 규제(11.9%) 순이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정책은 '피해자 지원 서비스 확대(심리적 지원, 법률지원 등)'로 42.0%가 응답했다. 가해자 처벌 측면에서는 60.3%가 '실질적인 처벌(보호처분·감형 등을 지양)'이 가장 필요한 정책이라고 답했다.
한편 여가부는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한 제2차 여성폭력정책 기본계획을 2029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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