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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놈②]"아재들 저 잡을 수 있어요?"…열에 여덟은 잡힌다

2024년 사이버성폭력 검거율 73.59%…김녹완, 자택서 체포
텔레그램 공조 시작…"완전한 범행 없어…결국 검거된다"

편집자주 ...10대 여성 등을 상대로 텔레그램 성 착취 범행을 벌인 '자경단'(목사방)의 총책 김녹완(33·구속기소)이 지난달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5년 전 박사방 사건보다 3배 이상 많은 피해자를 낳았습니다. 그 중 68%는 미성년자여서 충격은 더 컸습니다. 'n번방 방지법'에도 근절되지 않는 텔레그램 성 착취 범행, 그 처음과 끝을 짚어봤습니다. <뉴스1>은 ①'텔레그램 방에 접속했다' ②'열에 여덟은 잡힌다' ③'띄어쓰기까지 본 수사팀' ④'또다른 XX방 없애려면'을, 범행 플랫폼이 된 '텔레그램'과 총책·조직원을 가리키는 '그놈'을 합쳐 '텔레그놈'이란 제목으로 싣습니다. [편집자주]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N번방의 문형욱, 박사방의 조주빈, 목사방의 김녹완.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사이버 성 착취를 가한 이들이라는 점 외에도 몇 가지 공통점들이 있다. 이들은 범죄를 저질러놓고도 "절대 잡히지 않는다"고 호언장담했다. 다른 한 가지 공통점은, 셋 다 결국 수사기관에 붙잡혔다는 점이다.

22일 경찰청에 따르면 사이버성폭력 검거율은 △2020년 84.10%(발생 4831건, 검거 4063건) △2021년 80.57%(발생 4349건, 검거 3504건) △2022년 72.95%(발생 3201건, 검거 2335건) △2023년 75.06%(발생 2314건, 검거 1737건) △2024년 73.59%(발생 2919건, 검거 2148건)다. (2024년 통계의 경우 딥페이크 범죄가 증가하면서 정확한 집계를 위해 허위영상물 수사 현황을 수기로 취합했다. 지난해 허위영상물 사건 접수 건수는 1202건, 검거 피의자 수는 682명이다)

신종 범죄와 새로운 보안 메신저가 해마다 등장하면서 검거율은 소폭 감소했지만, 평균적으로 사이버 성폭력 가해자 10명 중 8명은 검거된다. 실체가 없어 보이는 '그놈'들도 온라인상에 족적을 남겼다.

큰소리 '떵떵'에도 결국 잡혔다..."인적 정보 노출 시 검거 가능"

텔레그램 성사건을 일으킨 '자경단' 총책 A 씨가 텔레그램에서 경찰에 대해 언급한 부분 (경찰 제공)

텔레그램 등 사이버 성 착취를 저지르는 이들은 자신이 실체를 숨기며 "절대 안 잡힌다"며 큰소리친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와 함께 불법 촬영물 및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사이버 성 착취 사건의 특성상 꼬리가 길 수밖에 없다.

김녹완은 경찰에 체포되기 전, 수사망이 자신을 향해 좁혀오고 있다는 점을 알았다. 하지만 그는 긴장하긴커녕 경찰이 잠입한 텔레그램 방에서 "우리 사수과 아재(아저씨)들 저 잡을 수 있어요?"라며 조롱했다. 수사기법까지 연구하며 추적을 피하려고 했던 김녹완은 결국 경기 성남시 자택에서 체포됐다.

김녹완은 철저히 텔레그램만 사용하며 완벽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자신도 모르는 새 증거를 흘렸다. 경찰은 먼저 잡힌 조직원들의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잠입수사에 착수했다. 위장 수사뿐 아니라 프로파일링 기법을 동원해 김녹완의 언어 습관까지 분석했다.

조주빈은 공범 '부따' 강훈이 먼저 수사기관에 잡혀들어가며 신원이 특정됐다. 암호화폐를 사용한 점도 주요 단서가 됐다. 공범 정보나 개인정보를 남기지 않아 검거에 난항을 겪던 '갓갓' 문형욱은 기존 인터넷 범죄 수사기법에 디지털증거분석기법을 더해 추적한 끝에 체포됐다.

당초 일선 경찰서에서 피의자 특정 실패를 이유로 수사 중지 및 불송치 결정을 내렸던 '서울대 N번방' 사건은 원은지 추적단 불꽃 대표를 만나면서 급물살을 탔다. 주변 여성들의 사진을 활용해 합성 음란물을 제작·유포한 박 모 씨는 원 대표가 말한 장소에 숨겨진 속옷을 찾으러 왔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해외로 우회해서 돌아가거나 접근을 철저히 막으면 수사 자체가 어렵지만 그 과정에서 인적 정보가 노출되는 경우가 있다면 검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텔레그램 공조 시작…"'한 명도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더 크게 얘기해야"

김녹완을 검거한 수사팀은 피해자들이 제공한 단서와 잠입수사, 심리 분석 등을 통해 추적한 단서, 텔레그램과의 공조를 통해 확인한 정보 중 어느 하나라도 없었으면 신원 특정은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딥페이크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사이버 성폭력 범죄가 문제가 되자, 지난해 8월 텔레그램 법인에 대해 성 착취물 제작·유포 방조 혐의로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이러한 압박과 설득 끝에 지난해 9월 24일 범죄 관련 정보를 회신받았다.

성 착취 범죄자들이 "절대 못 잡는다"며 큰소리치며 몰려들었던 텔레그램도 그들에겐 더는 '안전지대'가 아니다. 경찰은 지난달 23일 목사방 검거 브리핑에서 "완전한 범행은 존재하지 않으며 결국 검거된다는 사실을 범죄자들에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끝까지 수사하겠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예방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

허민숙 입법조사관은 "경찰은 '텔레그램에서 일어나는 범죄는 가해자 특정이 어렵다', '수사하기 어려운 범죄다'라는 얘기를 오랜 시간 동안 해왔다"며 "이제 경찰은 과거에 대한 반성과 함께 '검거에 자신 있다', '완벽하게 잡을 것이다'라는 얘기를 더 크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에 대한 지원보다 더 우선적인 건 애초에 삭제할 영상물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단호하게 '이건 범죄 중에서도 아주 질 나쁜 범죄고,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는 걸 국민에게 홍보하면 범죄 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shushu@dqdt.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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