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배턴' 넘겨받은 류지현 감독…자신만의 WBC 필승 카드
4년 전 LG 때처럼…류지현, 대표팀 감독 이어받아
"대표팀은 감독 스타일보다 대회 성격이 중요"
- 문대현 기자
(인천공항=뉴스1) 문대현 기자 = 류중일(62) 감독과 류지현(54) 감독은 인연이 깊다. 2006년 야구대표팀 코치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을 함께 일궜고, 2013년에는 감독(류중일)과 코치(류지현)로 한배를 탔다.
2018~2020년에는 LG 트윈스에서 다시 감독과 코치로 호흡을 맞췄다. 2020년 LG가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어스에 지면서 류중일 감독이 사퇴했고, 그 배턴을 류지현 코치가 이어받았다.
이렇게 끝나는 줄 알았던 두 사람의 인연은 다시 대표팀으로 이어졌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4 프리미어12를 류중일 감독-류지현 코치 체제로 치렀다.
그러나 프리미어12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탈락하자 KBO는 류중일 감독 대신 류지현 코치를 감독으로 승격시켰다. 4년 전 LG에서 일어난 일의 데자뷔다.
본의 아니게 선배의 자리를 꿰찬 류지현 감독은 대표팀 감독 선임 발표 후 "류중일 감독님께서 3년간 젊은 선수들의 경쟁력을 높여주셨는데 프리미어12 성적 탓에 물러나셨다. (함께 했던 코치로서) 나도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전하기도 했다.
류지현 감독의 말대로 류중일 감독의 성과는 뚜렷하다. 노시환(한화 이글스), 윤동희(롯데 자이언츠), 박영현(KT 위즈), 최지민(KIA 타이거즈) 등 소속팀에서 활약하는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를 적극 기용해 대표팀의 주력 자원으로 키웠다.
비록 프리미어12 실패로 묻혔지만, 2023 APBC에서는 적절한 마운드 운용으로 선전한 기억도 있다.
코치로서 류중일 감독의 노하우를 익힌 류지현 감독은 기존 색채에 자신의 색깔을 더해 2026 WBC를 준비한다.
그러나 마냥 전임 감독의 스타일을 답습할 생각은 없다. 류지현 감독도 2021~2022년 연속 LG를 포스트시즌에 올려둔 사령탑 경험을 살려서 자신만의 기준을 갖고 팀을 운용할 계획이다.
특히 류중일 감독이 경험했던 아시안게임과 APBC와 달리 류지현 감독이 치를 WBC는 나이 제한이 없고, 혼혈 선수들도 대표팀의 발탁할 수 있는 독특한 규정이 있는 만큼 맞춤형 운용이 필요하다.
류지현 감독은 20일 WBC 예선 전력 분석 차 대만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LG 시절부터 류중일 감독님의 스타일을 잘 안다. 그러나 대표팀의 경우 특정 감독의 성향보다는 대회별 특성에 맞춰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 치렀던 아시안게임, 프리미어12와 WBC는 선택할 수 있는 자원의 폭이 다르다. 특히 한국계 외국인 선수들도 포함될 수 있어 폭넓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프리미어12를 기점으로 대표팀의 세대교체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류지현 감독은 나이와 무관하게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로 뽑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나는 최정예 대표팀을 구성하겠다. 메이저리거는 물론,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유망주도 체크한다. 한국계 미국 선수들도 포함한다. 오로지 2025시즌 성적만 볼 것"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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