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히터' 위즈덤이 깨어났다…"KIA, 13번째 우승 안겨드리겠다"
시범경기 침묵 끝 14일 첫 홈런…"시즌 전까지는 조정의 시간"
"테임즈·터크먼 등에게 조언 들어…훌륭하고, 쉽지 않은 리그"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기대를 모았던 '파워 히터' 패트릭 위즈덤(34·KIA 타이거즈)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새로운 환경과 리그에 대한 적응을 마쳐가면서 '빅리그 88홈런'의 진가가 나타날 조짐이다.
시범경기 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던 위즈덤 역시 첫 홈런포를 터뜨린 뒤 "이제 홀가분해졌다"며 활짝 웃었다. "홈런을 많이 때릴 수 있는 강한 힘을 가졌다"며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그는 시즌이 개막하면 더 많은 홈런포로 팬들을 기쁘게 해주겠다는 각오다.
올해 KBO리그에 발을 들여놓은 위즈덤은 최근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주전으로 뛴 타자다. 그는 시카고 컵스 시절이던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했으며, 통산 88홈런을 쏘아 올렸다.
KIA가 지난해까지 3년간 동행했던 소크라테스 브리토 대신 위즈덤을 영입한 것은 '장타 능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빅리그에서 2할대 초반의 낮은 타율을 기록했지만, 파워만큼은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위즈덤이 지난 14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기록한 한국 무대 첫 홈런은 그의 파워를 제대로 실감하게 했다. 그는 1회말 첫 타석에서 두산 선발 최승용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홈런을 때렸는데, 타구 속도가 시속 179.8㎞에 이르렀다.
그다음 타석에선 삼진을 기록한 위즈덤은 마지막 세 번째 타석에서 빗맞은 타구로 2루타를 이끌어냈다. 두산 외야수들이 장타를 의식해 수비 위치를 깊게 잡았기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이 역시 위즈덤의 '파워 효과'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장타 없이 13타수 2안타로 저조한 성적에 그쳤던 위즈덤은 장타 2개로 확실한 존재감을 뽐냈다.
그는 "시범경기 초반에는 공을 많이 보려고 했고, 서서히 공격적으로 하려고 마음먹고 있다"면서 "다만 시범경기는 '조정의 시간'이기 때문에 시즌이 시작되면 본격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범호 KIA 감독 역시 "위즈덤이 그동안은 새로운 리그에서 공을 많이 보려고 했는데, 이제 공격적으로 가는 것 같다"면서 "야구장에 적응하고 새로운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 기대한다. 워낙 좋은 커리어를 가진 선수"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많은 팬이 홈런을 기대하고 있지만, 위즈덤은 일단은 '타이밍'에 집중하고 있다. 타석에서 낯선 공에 적응해 가고 타이밍을 맞추기 시작하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는 생각이다.
위즈덤은 "결과물을 '숫자'로 설정하기보다는 타석에서 타이밍을 맞추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여러 고민이 있지만, 개막 후엔 팬들이 기대하시는 시원한 장면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KBO리그는 이미 빅리그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선수들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위즈덤 이전에도 많은 선수들이 오갔고, 올 시즌만 해도 야시엘 푸이그(키움 히어로즈), 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 콜 어빈(두산 베어스), 미치 화이트(SSG 랜더스) 등 익숙한 이름이 여럿 있다.
위즈덤도 이런 선수들과의 경쟁에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그는 "그런 훌륭한 선수들과 KBO리그에서 함께 뛰며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KBO리그에서 뛰었던 에릭 테임즈(전 NC), 마이크 터크먼(전 한화), 웨스 벤자민(전 KT), 데이비슨 등과 친하게 지냈고, KIA와 사인하기 전에 여러 조언을 들었다"고도 했다.
위즈덤은 "모든 사람이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전해 들었는데 실제로 와서 보니 그렇다"면서 "에너지가 넘치고 팬들은 열광적이며 야구 수준도 높다"며 미소 지었다.
순조롭게 적응해 가고 있는 위즈덤의 올 시즌 가장 큰 목표는 역시나 팀의 우승이다. 우승팀에 합류한 만큼, 팀이 2연패를 달성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위즈덤은 "KIA가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한 강팀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내가 KIA에 온 것은 또 한 번 우승하기 위해서다. 팬들에게 13번째 우승을 안겨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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