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싸움 능해진 KIA 변우혁 "홈런보다 임팩트 있는 활약이 중요"
김도영 대신 맹활약…"잃을 게 없다는 마음가짐, 더 잘 풀려"
"안타-타점 비슷하게 유지하고파…100경기 출전이 목표"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KIA 타이거즈 변우혁(25)은 한화 이글스 시절부터 많은 기대를 받은 '거포 유망주'지만 아직 꽃을 피우진 못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선 것이 2023년 83경기였다.
장타 능력을 갖췄지만 그만큼 정확도가 떨어지고, 중요한 순간에서 보여준 임팩트가 늘상 아쉬웠다.
그랬던 그가 올 시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주축타자 김도영이 빠진 3루수 자리를 메우는 동시에, 타격에서도 찬스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며 팀 타선을 지탱하고 있다.
변우혁 스스로가 '수싸움'에 대한 약점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이면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는 타석에 들어가고 나서 어떻게 할지를 생각했는데, 올 시즌부터는 들어가기 전부터 생각을 확실하게 정립하고 들어간다"면서 "예전부터 수싸움이 약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승부처에서 약하다는 지적도 받다 보니 열심히 물어보고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상대할 투수의 스타일, 현재 경기 진행과 주자 상황, 이전 타석의 볼 배합 등을 여러모로 생각하고 타석에 대한 접근법을 확실하게 정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복잡하게 많은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접근법은 최대한 심플하게 가져가야 실행에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변우혁은 "많은 생각을 하지만, 그러면서도 단순하게 접근해야 한다"면서 "당연하게 생각해야 할 것들을 다시 한번 되뇌고 들어간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했다.
변우혁의 올 시즌 성적은 14경기에서 0.286에 12타점이다. '장타 재능'으로 주목받던 그지만 아직 홈런이 한 개도 없다. 대신 타점이 12개로, 안타(14개) 개수와 비슷하다.
변우혁은 "홈런에 대한 생각은 일절 하지 않고 있다"면서 "장타를 의식하면 스윙이 커져서 무너지는 경험을 많이 했다. 그보다 중요한 순간 안타를 때리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팀 선배들이나 코치들도 홈런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했다.
데뷔 이후 어느 때보다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지만, 냉정하게 보면 여전히 '주전'자리를 꿰찼다고 할 수는 없다.
변우혁의 포지션인 1루수와 3루수엔 패트릭 위즈덤과 김도영이 있기 때문이다. 지명타자 자리에도 여전히 활약 중인 베테랑 최형우가 버틴다.
결국 부상 중인 김도영이 돌아오면 변우혁은 다시 벤치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하지만 변우혁은 당장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주전이 아니다 보니 한 번 나가면 잘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생각을 바꿨다. 오히려 잃을 게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어제보다 조금만 잘해보자는 생각으로 임하니 더 잘 풀리더라"고 했다.
이어 "만약에 (김)도영이가 돌아와서 벤치로 돌아가더라도 내 역할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면서 "선발이 아니라도 경기 후반 대타로 나갈 수도 있고, 한 번씩 스타팅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1군에서 자리가 있다는 자체가 행복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즌 전 변우혁의 1차 목표는 '개막 엔트리' 승선이었다. 아쉽게 그 목표를 달성하진 못했는데, 빠르게 1군의 부름을 받아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다음으로 잡은 건 데뷔 첫 '100경기 출전'이다. 현재 페이스라면 충분히 달성이 가능한 '소박한' 목표이기도 하다.
변우혁은 "아직 만들어놓은 게 없기 때문에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래도 지금 잘 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안타와 타점이 크게 차이 나지 않게 유지하면 정말 만족스러울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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