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정 부렸던 '홈런왕' 최정, 1군 복귀 첫 타석 결승 투런포
햄스트링 부상 회복, 잠실 LG전 2-1 승리 견인
3타수 1안타 1홈런 1볼넷 2타점 1득점 활약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야구선수처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걱정스럽다."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 회복 후 뒤늦게 시즌 첫 경기에 나서는 최정(38·SSG 랜더스)의 표정은 마냥 밝지 않았다. 하지만 이 발언은 단 한 시간 뒤 시원한 홈런포와 함께 '엄살'과 '투정'이었던 걸로 확인됐다.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보유한 최정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그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결승 홈런을 터뜨리며 SSG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SSG는 이 승리로 승률 5할(15승 1무 15패)을 회복하며 중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SSG 승리 주역은 단연 최정이었다. 그는 1군 복귀 무대에서 자기 최대 강점인 홈런을 보여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3월 17일 KIA 타이거즈와 시범경기 전 햄스트링을 다쳐 약 한 달 넘게 재활과 회복에 힘썼던 최정은 이날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최정의 복귀는 공격력이 약한 SSG에 '천군만마'와 같았다. 다만 최정은 자신을 향한 큰 기대감에 대한 부담보다는 온전히 기량을 펼칠 수 있을지 걱정이 많다고 했다.
그는 "현재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조금 복귀가 빠른 감도 있다.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타격이 마음대로 안 됐다. (실전 감각과 타격 밸런스는) 경기를 뛰면서 적응해가야 한다"며 "내가 왔다고 갑자기 팀이 달라질 건 없다. 늦게 온 만큼 묵묵히 내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최정은 팀이 자기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한 타석 만에 보여줬다. 그는 1회초 1사 1루 2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LG 선발 투수 손주영의 높은 145㎞ 직구를 때려 왼쪽 펜스를 넘겼다.
맹수가 먹이를 잡듯 상대 투수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정도로 큰 타구였다. 홈런 비거리는 110.7m(구단 트랙맨 기준).
이 한 방으로 SSG는 귀중한 2점을 얻었고, 팀 분위기도 살아났다. 선발 투수 드류 앤더슨과 불펜이 역투를 펼쳐 LG의 반격을 효과적으로 봉쇄,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이날 최정의 기록은 3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2타점 1득점. 홈런 이후 안타와 장타는 없었다.
3회초와 5회초에는 각각 3루수 적선타, 투수 땅볼에 그쳤다. 그러나 7회초 2사 2루에서는 LG 벤치가 최정과 대결을 회피, 고의볼넷을 택하기도 했다. 최정의 한 방을 피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는데, 그만큼 최정의 위협적 존재감이 부각된 순간이었다.
역시 최정이 있는 SSG는 무게감이 달랐다. 시즌 첫 홈런이자 통산 496호 홈런으로 최정은 '홈런왕의 귀환'을 확실히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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