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10-11' 역전패…KIA, '15-15 대첩' 보다 더 충격인 이유
10-3 리드하다 키움에 8회말 8실점…최지민·조상우·정해영 통타
작년에도 롯데에 14-1 앞서다 무승부…선두였던 작년과 달라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8회에만 8실점, 7점 차를 못 지켜낸 역전패. '충격' 그 자체였다. 조금씩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찾아가던 KIA 타이거즈로서는 뼈아픈 패배였다.
KIA는 지난 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10-11로 패했다.
3연패 후 2연승을 달리던 KIA는 이 경기 승리와 함께 3연전 싹쓸이를 노렸으나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KIA는 이날 1-1로 맞선 6회초 최형우의 2타점 3루타와 박정우, 김도영의 추가 적시타로 4점을 뽑았다.
이후 2점을 추격당했지만, 8회초 김도영의 3타점 2루타를 포함해 대거 5점을 내 10-3까지 벌렸다. 키움의 공격이 2차례 남아있다곤 하지만 7점 차라면 승리를 확신할 만했다.
그런데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7회까지 필승조 전상현을 기용했던 KIA는, 8회 시작과 함께 역시 필승조인 최지민을 냈다. 7점 차로 벌어졌지만 확실히 지키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그러나 최지민은 송성문, 최주환에게 연속 볼넷을 줬다. 9개의 공 중 8개가 볼일 정도로 제구가 되지 않았다.
KIA는 곧장 김건국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김건국은 '추격조'에 가까운 투수다. 야시엘 푸이그에게 안타를 맞고 무사 만루에 몰린 김건국은, 1사 후 임병욱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은 뒤 김태진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했다. 순식간에 스코어는 10-8이 됐다.
KIA는 부랴부랴 또 다른 필승조 조상우를 냈지만, 조상우는 김동헌에게 볼넷을 내줬다. 오선진을 삼진으로 잡고 2아웃을 만들었지만 이용규에게 또 볼넷을 내줬다.
KIA에 마지막 남은 카드는 마무리 정해영이었다. 그러나 정해영은 송성문과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줬고, 최주환에게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맞았다.
스코어는 10-11이 됐고, 9회초 반등하지 못한 KIA는 그대로 충격의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KIA는 작년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2024년 6월 25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였다.
KIA는 초반부터 타격이 폭발해 4회초까지 14-1의 리드를 잡았는데,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흔들리고 후속 투수까지 통타당하며 이 점수 차를 지키지 못했다. 15-15 동점이 된 후 연장 12회 끝에 무승부를 기록했다.
'15-15 대첩'으로 불리기도 했던 그 경기로 인해 '초보 감독'이던 이범호 감독을 비롯한 KIA 선수단은 적잖은 비판을 들어야 했다. 그리고 1년이 채 되지 않아 잊고 싶었던 그 경기를 떠올릴만한 경기가 또 나왔다.
작년과 올해 경기가 비슷하면서도 다른 건, KIA의 상황이다. '15-15 대첩' 당시 KIA는 선두를 달리고 있었고, 당시의 경기도 14점 차를 지키진 못했지만 결과적으로 패하진 않았다. 위태로워 보였지만 최종적으로는 통합 우승이라는 최상의 결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절대 1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시즌을 시작했던 KIA는 초반 부상자 속출과 일부 주전 선수들의 부진 속에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4월까지 하위권에 처지며 시즌 전 평가를 무색케할 정도였다.
그나마 4월 말 김도영이 돌아오면서 서서히 흐름을 타고 있었고, 잠시나마 5할 승률을 찍기도 했다. 최하위 키움을 상대로 시리즈 스윕과 함께 승패마진 '-1'까지 갈 수 있던 상황에서 7점 차를, 그것도 필승조를 모두 투입하고도 패하면서 상승세에 스스로 찬물을 끼어얹고 말았다.
'부상자만 돌아오면', '기존 선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오면'이라는 전제와 함께 언제든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처럼 보였지만, 이날 경기는 그런 희망마저 물거품으로 만드는 아쉬운 경기력이었다.
상승 흐름에서 최악의 위기로 급변한 상황, KIA는 다시 한번 반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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