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AG] 안중근 기념관 찾은 장미란 “선수들 더 결의에 찼을 것”
거사 자리에 표식…생각보다 가까워
- 안영준 기자
(하얼빈=뉴스1) 안영준 기자 =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중국 하얼빈은 한국인들에게 특별한 도시다.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했던 역사적 장소인 하얼빈역이 바로 이곳에 있다.
중국 하얼빈시는 지난 2014년 하얼빈 역사 1층에 '안중근 기념관'을 설치, 이곳에서 일어난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기념관에는 안중근 의사의 초상화를 비롯해 거사에 사용됐던 총, 당시 사진, 하얼빈 공원 조형물 등 다양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었다.
또한 지금도 기차가 다니는 하얼빈역 1번 플랫폼 내부에는 실제 안중근 의사가 총을 쐈던 장소와 이토 히로부미가 총을 맞은 장소에 표식이 있다. 두 표식 간 거리는 불과 4m 내외다.
직접 서 보면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의 얼굴을 직접 식별하고 방아쇠를 당겼을 당시의 생생한 상황을 느껴볼 수 있다.
기념관 안에는 한국인은 물론 중국인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동계 올림픽 관람 겸 하얼빈을 여행 중인 조선족 김준성씨(22)와 림현수씨(22)씨도 기념관을 방문해 주의 깊게 둘러봤다.
김준성씨는 "조선족자치구에서 윤동주·안중근 등에 관해 자세히 교육받는다. 교육을 듣고 안중근 의사가 위대하다고 생각해서 직접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여름 한국에 가서 뮤지컬 '영웅'도 보고, 김훈 소설 '하얼빈'도 읽었다. 하지만 기념관에 와 보니 안중근에 대해 또 다른 면도 알게 됐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하얼빈을 찾은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도 이날 기념관을 방문했다.
장 차관은 기념관의 해설 설명을 들으며 열심히 질문하기도 하고, 인상깊은 자료 앞에선 휴대전화로 사진도 찍었다.
장 차관은 "안중근 의사가 아무나 할 수 없는 용기와 행동을 보여주셨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느끼고 있는 자유가 당연하지 않다는 것도 새삼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장 차관은 "이제는 선수가 아닌데도 마음가짐이 경건해진다. 선수들은 아마 더 결의에 차 있을 것이다. (안중근 의사 정신 덕분에) 이번 대회서 선수들도 더 선전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장 차관은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뜻이 전 세계에 널리 퍼지길 기원한다. 주신 교훈, 가슴에 새겨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방명록을 적었다.
앞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우원식 국회의장 등 이번 대회를 위해 하얼빈을 찾았던 여러 인사들도 안중근 기념관을 찾아 둘러보고 헌화했다.
다만 기념관에는 아쉬운 점도 있다.
기념관 자료 설명은 한자와 한글이 병기돼 있는데, "장거를 마친 안중근은 코레아 우라를 세 번 웨치고 나서"에서 보듯이 '외치고'를 '웨치고'로 적는 등 오타가 다소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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