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AG] 아시아 홀린 김채연…김연아·최다빈 계보 잇는 피겨 요정
세계 1위 사카모토 가오리 제치고 역전 우승
종합대회 세번째 금빛 안겨…한국 피겨 간판으로 우뚝
- 안영준 기자
(하얼빈=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여자 피겨의 간판 김채연(수리고)이 처음 출전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곽민정·최다빈으로 이어지던 여자 피겨 종합대회 금빛 계보를 이으며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우뚝 섰다.
김채연은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피겨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9.07점, 예술점수(PCS) 68.49점, 총점 147.56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TES 39.82점, PCS 32.06점, 총점 71.88점을 획득했던 김채연은 최종 219.44점을 기록한 뒤 세계 랭킹 1위이자 전날 쇼트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던 사카모토 가오리의 마지막 연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사카모토가 후반부 트리플 플립 도중 넘어지는 실수를 범해 총점 211.09점에 그치면서, 김채연이 극적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피겨 여제' 김연아의 성공 이후 한국 여자 피겨는 '연아 키즈'들의 성장으로 여러 스타들을 배출했다. 수많은 선수들 중 현재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단연 김채연이다.
김채연은 김연아와 유영에 이어 세 번째로 시니어 그랑프리 데뷔 경기에서 메달을 획득했고, 김연아와 이해인에 이어 세 번째로 세계선수권 메달을 획득하는 등 선배들의 뒤를 이어 새로운 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중흥기를 이끌고 있다.
김채연으로선 틀을 더 깨고 명실상부 에이스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는데, 그게 바로 종합대회인 이번 아시안게임이었다.
김채연은 "큰 대회라 긴장된다"면서도 자신이 가진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 종합대회 금메달이라는 성과로 여자 피겨 간판임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수많은 여자 피겨 싱글 선수가 있지만 종합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낸 선수는 많지 않다.
우선 '전설' 김연아가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최초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대단한 이정표를 세웠다.
세계 강호가 아시아에 몰려있는 피겨 종목 특성상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은 쉬운 게 아니었다. 2017 삿포로 대회에서 최다빈의 금메달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이날 김채연은 세계 랭킹 1위이자 이번 대회 강력한 금메달 후보인 사카모토를 보기 좋게 제치면서, 한국은 8년 만에 다시 대회 금메달을 배출했고 김채연은 한국의 종합대회 여자 피겨 3번째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김채연이 기대주가 아닌 에이스 계보를 이어받게 된 순간이다.
김채연은 "종합대회와 같은 큰 무대에서 금메달을 따게 돼 영광이다. 언젠가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꼭 따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이 될 줄은 나도 몰랐다. 얼떨떨하면서도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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