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AG] 남자 피겨 '개척자' 차준환, 아시안게임 메달로 또 '새 역사'
남자 피겨 사상 첫 AG 메달을 금빛으로
- 안영준 기자
(하얼빈=뉴스1) 안영준 기자 = '개척자' 차준환(고려대)이 한국 남자 피겨 최초의 동계 아시안게임 메달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차준환은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피겨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99.02점, 예술점수(PCS) 88.52점, 총점 187.60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TES 50.58점, PCS 43.51점, 총점 94.09점을 획득했던 차준환은 최종 281.69점으로 1위 일본의 가기야마 유마(총점 272.76점)를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마지막 순서에 나선 쇼트 1위 가기유마가 쿼드러플 러츠와 트리플 악셀을 수행하다 연거푸 넘어진 영향이 컸다. 결국 차준환이 쇼트에서의 9.72점 차이를 뒤집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차준환은 한국 남자 피겨 역사상 아시안게임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차준환의 금메달은 여전히 불모지에 가까운 남자 피겨 종목에서 이룬 쾌거라 더 뜻깊다.
여자 피겨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가 금메달을 딴 이후 그를 보고 스케이트를 탄 '연아 키즈' 덕분에 꾸준히 정상급 선수를 배출했다.
그랑프리와 세계선수권 등 세계 무대를 누비는 선수들이 많아 내부 경쟁도 치열했고 그 과정서 여러 스타가 탄생하는 선순환이 이어졌다.
동계아시안게임만 해도 2017 삿포로 대회 최다빈과 이번 대회 김채연까지 2연패를 일궜다.
반면 남자 피겨는 달랐다. 동계아시안게임과 동계 올림픽 모두 입상 기록조차 없었다.
아무도 가지 못한 그 막막한 길을 차준환이 홀로 헤쳐 나갔다.
차준환은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15위,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역대 한국 남자 피겨 최고 성적인 5위를 달성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리고 처음 출전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정상에 등극, 한국 남자 피겨 최초의 종합대회 금메달이라는 또 하나의 분야를 '개척'했다. 이로써 한국은 남녀 모두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피겨 강국이 됐다.
차준환은 이번 금메달로 병역 혜택도 받게 됐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메달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라는 또 다른 '개척'을 준비 중인 그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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