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AG] 눈물 흘린 '의성 BTS' 남자 컬링 "아쉽지만 이제부터 시작"
결승까지 무패 승승장구했으나 필리핀에 석패 銀
"의성서 함께 자란 우리들, 세계에 한국 알릴 것"
- 안영준 기자
(하얼빈=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남자 컬링 대표팀이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석패, 은메달을 목에 걸고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도 "다시 시작하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스킵 이재범, 서드 김효준, 세컨드 김은빈, 리드 표정민, 핍스 김진훈으로 구성된 한국은 14일 중국 하얼빈의 핑팡 컬링 아레나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필리핀에 3-5로 졌다.
한국은 예선에서 필리핀을 6-1로 꺾는 등 준결승까지 5전 전승 승승장구했으나 하필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해 끝까지 웃지 못했다.
한국은 2엔드 마지막 드로우에서 4점을 낼 수 있던 기회를 놓치고 1점을 스틸 당했다. 이어 3-4로 뒤진 마지막 8엔드 후공에선 동점을 위해 승부수를 띄웠으나, 역시 1점을 스틸 당해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예선서 완파했던 상대이기에 아쉬움이 더 큰 결과다. 이재범은 중요한 드로우를 성공시키지 못했다는 미안함으로, 다른 동료들은 다 잡은 금메달을 놓친 아쉬움으로 눈물을 뿌렸다.
이재범은 "많이 아쉽다. 처음 경험하는 큰 무대라 긴장감과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기회를 잡지 못한 게 속상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빨리 잊고 다음 엔드를 준비하려 했지만…"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8엔드 동점을 노렸던 마지막 샷이 실패한 점에 대해서도 "자신 있었는데 내가 콜을 늦게 해서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 내 잘못"이라며 자책했다.
반면 표정민은 "재범이형만의 실수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실수다. 앞으로 팀으로서 그런 부분들도 잘 이겨내고 함께 극복할 것"이라며 그를 품었다.
그는 "비록 긴장했지만 하려는 의지를 갖고 잘 싸웠다. 오늘 확인한 아쉬운 점들은 잘 보완, 곧 있을 세계선수권과 대표 선발전을 통해 더 단단한 팀이 되겠다"고 말했다.
손목 통증으로 테이핑과 아이싱을 하고 경기를 소화한 김은빈은 "지난해부터 부상이 있었다. 다 회복하지 못한 상태로 스위핑을 많이 하다 보니 무리가 왔다"면서도 "아픈 것보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그래서 결과가 더 아쉽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목표했던 금메달을 손에 넣지는 못했지만 이들은 좋은 경기력과 수려한 외모까지 더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의성 BTS'라는 애칭까지 붙었다.
인터뷰 내내 아쉬움에 고개를 푹 숙이던 이들은 "BTS처럼 세계에 한국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우린 이제 막 시작하는 팀이다. 의성에서 같이 자란 형동생들이 패기로 똘똘 뭉쳐 있다. 더 나아갈 일만 남았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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