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5개서 4개로, 총상금도 축소…고비 맞은 KLPGA 돌파구는
경기 악화로 코로나 후 첫 '마이너스 성장'
3개 대회 신설 등 감소폭 최소화…중요해진 흥행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우상향을 이어가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성장을 멈췄다. 경기 침체와 혼란스러운 정국 등에 대기업의 이탈이 줄 이으면서 투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투어 전체의 활력을 잃을 수도 있는 중요한 고비다.
KLPGA투어는 지난 20일 2025시즌 투어 일정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KLPGA투어는 30개 대회에 총상금 325억 원의 규모로 치러진다.
전년 대비 대회 수는 1개, 총상금 규모는 7억 원가량이 줄었다. 대회 수의 경우 지난해에도 32개에서 31개로 줄어든 바 있다. 다만 당시엔 대회 수가 적어져도 총상금 규모는 오히려 14억 원이 뛰었는데, 이번엔 대회 수와 상금이 동시에 줄었다.
특히 KLPGA투어의 총상금 규모가 감소한 것은 2020년 이후 5년 만이다. 당시엔 코로나19의 여파로 투어 자체가 축소 운영되면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이후 골프는 코로나 국면에서 '붐'을 조성했고, KLPGA투어 역시 반사이익을 보면서 매년 성장을 반복했다. 2023년엔 역대 최초 300억 원 돌파, 2024년엔 330억 원까지 넘어섰다.
그런데 올해는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경기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혼란스러운 정세까지 겹쳐 대기업들이 지갑을 닫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화 클래식의 폐지다. 이 대회는 1990년 한화컵 서울여자오픈으로 창설돼 34년간 유지됐다. 2017년엔 KLPGA투어 5번째 메이저대회로 승격되면서 위상이 더 높아졌는데, 지난해 11월 돌연 대회 개최 중단을 선언했다.
한화그룹이 지난해부터 '긴축 재정'에 들어간 영향이다. 이에 많은 투자가 지속되던 KLPGA투어 대회 개최를 중단했고, 해외 투어 선수에 대한 후원도 끊었다. 남아있는 국내 선수 후원 역시 더 이상의 재계약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KLPGA투어는 5대 메이저대회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봤지만 시간이 부족했고, '큰 대회'를 떠안을 만한 기업도 쉽게 구하기 어려웠다. 결국 올해는 4대 메이저대회로 시즌을 치르기로 했다.
여기에 SK텔레콤·SK쉴더스 챔피언십,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교촌 레이디스 오픈도 올해는 열리지 않는다.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은 오랫동안 골프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온 대기업이지만 대회 개최를 중단했다.
다만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또 다른 대회인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은 그대로 개최한다.
올 시즌 총상금은 아직 '확정'이라 할 수도 없다. 아직 대회 상금이 정해지지 않은 대회도 꽤 있기 때문이다. 9월 열리는 OK저축은행 읏맨 오픈과 10월 열리는 서울경제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대표적이다.
6월 첫 주에 열리는 대회는 아직 스폰서도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셀트리온이 퀸즈 마스터스가 열렸던 대회인데, 셀트리온을 포함해 몇몇 기업의 대회 유치를 타진하는 과정이다. 당연히 대회 상금은 미정일 수밖에 없다.
이에 KLPGA는 지난해 대회의 상금 규모를 반영해 총상금으로 계산했다. 작년보다 더 오를 가능성도 있지만,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래도 3개 대회를 신설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방'을 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올해 신설된 대회는 iM금융 오픈'과 '덕신 EPC 챔피언십', '오로라월드 챔피언십'이다. 3개 대회 모두 10억원 규모로 규모도 작지 않다.
위기를 맞은 KLPGA투어의 돌파구는 결국 경기력과 흥행일 수밖에 없다. 빼어난 경기력으로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구름 갤러리'가 줄을 잇게 되면 기업들의 지갑도 다시 열릴 여지가 생길 수 있다.
지난해 KLPGA투어를 수놓았던 윤이나(22)는 미국으로 떠나지만, 국내 무대엔 이예원(22)과 박현경(25), 황유민(22), 유현조(20), 방신실(21) 등 여전히 스타성을 갖춘 선수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새로운 얼굴이 자리 잡으면 투어를 보는 재미는 더욱 커질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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