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시즌' 맨유, 매킬로이에 초청장…"당신의 기운을 받고 싶다"
추락한 맨유,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최소 승점
맨유 팬 매킬로이, 10전11기 도전 끝 마스터스 제패
-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로리, 올드 트래포드로 와서 기운 좀 나눠줘."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무너진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후벵 아모링 감독이 골프 스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초청했다. 매킬로이는 최근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는데, 그 '기운'을 좀 나눠달라는 부탁이 담긴 초대다.
맨유 구단은 17일 홈페이지에 아모링 감독이 매킬로이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를 공개했다. 영상에서 아모링 감독은 "마스터스 우승을 축하한다"면서 "당신을 올드 트래포드(맨유 홈 구장)로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우리 팀에게 정말 중요한 시기"라며 "당신은 많은 이들이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한 것을 극복해냈다. 우리도 그 기운을 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맨유는 초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14일 뉴캐슬 유나이티드 원정경기에서 1-4 참패를 당한 맨유는 32라운드 현재 10승8무14패(승점 38)로 14위에 머물고 있다. 그 패배로 굴욕의 역사가 확정됐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1부리그가 프리미어리그로 재편된 1992-93시즌 이후 맨유가 최저 승점을 기록한 것은 2021-22시즌의 58점(6승10무12패)이었다. 그때가 바닥이라 생각했는데 올 시즌 더 추락했다.
맨유가 올 시즌 남은 6경기를 모두 승리해도 승점 56점에 그쳐 구단 역대 최저 승점을 새로 쓰게 됐다.
과거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시절 잉글랜드를 넘어 전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명성을 떨친 맨유지만 그가 떠난 2013년 이후 10여 년 동안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간힘을 써도 반등이 요원하자 사령탑이 '외부의 힘'까지 바라고 있는 실정이다.
아모링 감독이 초대한 매킬로이는 지난 14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남자 골프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200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연장까지 가는 승부 끝에 감격스러운 우승을 차지한 주인공이다.
매킬로이는 US 오픈(2011년), PGA 챔피언십(2012년, 2014년), 디오픈 챔피언십(2014년)에 이어 마스터스까지 방점을 찍으며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한 선수가 됐다. 진 사라젠, 벤 호건, 잭 니클라우스(이상 미국), 게리 플레이어(남아공), 타이거 우즈(미국)에 이은 역대 6번째 쾌거다.
워낙 빠르게 3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면서 그의 그랜드슬램은 시간문제라 여겼으나 마스터스와는 좀처럼 연을 맺지 못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0번의 도전에서 번번이 좌절했다. 2022년에는 스코티 셰플러(미국)에 밀려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점점 더 부담음 커지고 자신감은 떨어지던 흐름이었는데, 올해 그 악연을 끊어냈다.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고 우승을 확정한 순간, 그린 위에 엎드려 눈물을 쏟아내던 장면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포기하지 않고 부담을 극복한 그 에너지를 맨유도 원하고 있다.
이 초대는 성사될 가능성이 꽤 높다. 매킬로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14년 디오픈 우승 후에도 트로피를 들고 올드 트래포드를 방문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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