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랑스 리그1 파리생제르맹(PSG)의 이강인이 박지성과 손흥민(토트넘)의 계보를 이어 한국인 선수 세 번째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 올랐다. 다만 앞선 두 선수와 달리 이강인의 팀 내 입지는 다소 우울하다.

PSG는 8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아스널(잉글랜드)과 2024-25 UCL 준결승 2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던 PSG는 1·2차전 합계 3-1로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은 6월 1일 오전 4시 인터 밀란(이탈리아)을 상대로 치러진다.

지난 2019-20시즌 이후 5년 만에 UCL 결승에 오른 PSG는 구단 최초로 유럽 정상에 오를 기회를 다시 잡았다. 2019-20시즌 때는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밀려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PSG의 이강인도 UCL 결승 진출이라는 대단한 이력을 추가하게 됐다. 국내 선수 중에는 박지성과 손흥민에 이어 이강인까지 단 세 명만 이룬 성과다.

앞서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2007-08, 2008-09, 2010-11시즌 UCL 결승전에 올랐다. 이중 2007-08시즌은 결승전 명단 제외의 아픔을 겪었으나 2008-09와 2010-11시즌은 풀타임 출전하며 '꿈의 무대' 파이널을 만끽했다.

손흥민도 2018-19시즌 토트넘(잉글랜드)을 이끌고 UCL 결승전을 경험했다.

당시 손흥민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4강 1차전 아약스(네덜란드)전 한 경기를 제외하면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결승전까지 12경기를 뛰었다. 결승전 역시 풀타임을 뛸 만큼 팀 내 입지가 탄탄했다.

반면 이강인이 처한 상황은 두 선수와 딴판이다. 팀의 승승장구와 달리, 이강인의 입지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통산 44경기(6골 6도움)로 적잖은 경기에 출전했으나 빅매치에서는 선택받지 못했다. 이는 팀이 가장 힘을 싣고 있는 UCL에서의 연속 결장으로 이어졌다.

지난 3월 리버풀(잉글랜드)과의 16강 2차전에서 연장 후반 11분 교체 투입된 게 이강인의 마지막 UCL 출전이다.

이후 결승까지 오는 8강 1·2차전, 4강 1·2차전에 모두 벤치만 지켰다. 이강인 없이도 팀은 잘 나간다.

이 흐름이라면 대망의 결승전에 이강인이 출전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팀 입장에선 우스만 뎀벨레, 비티냐, 마르퀴뉴스 등 주축들의 컨디션이 좋아 굳이 변화를 줄 이유가 없다.

만약 PSG가 결승전 승리로 창단 첫 우승이라는 대업까지 일군다 해도, 토너먼트 이후 출전 시간이 고작 4분에 불과한 이강인으로선 '남의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손흥민 이후 6년 만에 다시 한국 선수가 속한 팀이 결승전까지 오른 건 박수칠 일이지만 이강인 개인 입장에서는 속상하고 우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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