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표기 없이 서울전 홍보…연고 이전 더비를 맞이하는 안양의 자세
6일 오후 7시 안양종합서 안양-서울 킥오프…전석 매진
- 안영준 기자
(안양=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FC안양이 FC서울과의 '연고이전 더비'를 홍보하며 상대 팀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그만큼 결연하고 특별한 마음가짐으로 홈 경기를 준비한 안양이다.
안양은 6일 오후 7시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서울을 상대로 하나은행 K리그1 2025 12라운드 홈 경기를 치른다.
안양과 서울은 묘한 관계다. 과거 안양LG는 안양종합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쓰다가 2004년 연고지를 서울로 옮겨 현재의 FC서울이 됐다. 팀이 없어진 안양은 2013년 FC안양이라는 새로운 팀을 창단, K리그2에서 활동하다 지난시즌 우승으로 K리그1으로 승격, 서울과 만나게 됐다.
지난 2월 서울 홈에서 열린 첫 경기에서는 서울이 이겼고, 이번엔 안양 홈으로 자리를 옮겨 열린다. 서울이 안양에서 경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팀은 서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사이다.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도 두 팀은 불꽃을 튀겼다.
유병훈 안양 감독이 "안양 LG가 서울로 연고 이전을 하면서 안양 시민과 팬들에게 아픔을 줬다. 이후 11년 만에 승격해 서울과 맞대결을 치르는데,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기동 서울 감독은 "연고 이전이 아닌 (서울로의) 연고 복귀"라면서 "감독들끼리 이야기할 게 아니라 연맹이 확실하게 정리해 주기를 바란다"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심지어 안방이자 과거 안양LG가 사용하던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이번 경기는 안양 팬들에게 더 특별할 수밖에 없다.
킥오프를 두 시간여 앞두고 경기장은 일찌감치 전운에 휩싸였다. 경기장 주인들의 보라색 유니폼이 넘실거리고 원정 팀 서울의 검붉은 유니폼도 자리를 채웠다.
안양의 서울을 향한 감정선은 경기 홍보에서도 잘 드러난다. 보통 홈 팀은 상대 팀과 킥오프 시간 등 경기 정보를 팬들에게 상세히 알린다. 하지만 안양은 SNS 등 홍보 게시물에서 서울이라는 이름을 뺐다.
가령 경기 매진 소식을 전하면서도 "K리그1 12라운드 홈 경기가 전 좌석 매진됐다"는 식으로 서울이라는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경기 이틀 전 대중교통 이용을 적극 권장한다는 안내문에서도 상대 팀 이름과 엠블럼은 없다.
안양 관계자는 "일부 팬들이 오프라인 홍보에서 상대 팀 이름을 빼달라는 요청을 해 왔다. 지난 2라운드 원정 경기 때는 오프라인 현수막에서만 뺏는데, 이번에는 홈 경기인 만큼 SNS에서도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 도중 전광판을 통한 안내 등 공식적인 경기 운영에서는 서울 엠블럼과 팀명 등을 모두 정확하게 소개하고 안내할 예정이다.
한편 '연고이전 더비'답게 이날 경기는 많은 팬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안양 홈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가변석과 일반석을 포함한 1만331석의 티켓이 모두 팔렸다. 안양 관계자는 "현장 판매 없이 사전 예매만으로 입장권이 다 팔린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안양 팬 30대 김양관씨는 "이날만을 기다려왔다. 나뿐 아니라 모든 안양시민이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안양 땅에서 '그 팀'이 패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상 처음 열리는 안양 원정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서울 팬들 역시 1218석을 5초만에 매진시켰다.
서울 팬 20대 박지원씨는 "지난 맞대결에서도 서울이 우위였다. 오늘도 실력에서 우리가 더 앞선다는 걸 보여주면 된다"고 밝혔다.
두 팀은 순위표에서 맞닿아 있다. 승격 팀 안양은 5승7패(승점 15)로 8위에, 서울은 3승4무4패(승점 13)로 9위에 각각 자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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