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37번째 생일에 정규 1위 확정…은퇴시즌에도 '절대 에이스'
공수 모두 리그 최고 수준…은퇴 아쉬운 기량 과시
국내 복귀 후 챔프전 준우승만 3번…'유종의 미' 준비 완료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배구 여제'는 은퇴 시즌에도 여전히 최고의 기량을 과시했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확보하는 데 김연경(37)의 비중은 절대적이었다.
정관장은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GS칼텍스에 세트스코어 1-3(25-22 21-25 21-25 19-25)으로 패했다.
2위 정관장이 이날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하면서, 1위 흥국생명은 남은 경기와 관계없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흥국생명은 26승5패(승점 76)로, 2위 정관장(21승10패·승점 58)이 남은 5경기에서 승점 15점을 추가해도 흥국생명을 따라잡을 수 없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지난 2022-23시즌 이후 2년 만에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팀 통산으로는 7번째(2005-06, 2006-07, 2007-08, 2016-17, 2018-19, 2022-23, 2024-25) 정규리그 1위다.
흥국생명이 7번의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가운데 5번은 김연경이 함께했다. 김연경은 데뷔 시즌이던 2005-06시즌을 시작으로 팀의 3연속 정규리그 1위를 이끌었고, 오랜 해외 생활 끝에 V리그에 복귀한 뒤에도 두 번의 정규리그 1위를 주도했다.
특히 1988년 2월 26일생인 김연경은 자신의 37번째 생일에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며 잊을 수 없는 생일을 맞게 됐다.
김연경에게 이번 정규리그 1위의 의미가 큰 이유는 또 있다. 올 시즌이 '선수 김연경'의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올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연경은 남은 시즌을 갑작스럽게 '은퇴 시즌'으로 보내게 됐다. 원정 경기에 나설 땐 상대 팀이 각종 이벤트 등으로 예우하며 '은퇴 투어'를 다니고 있기도 하다.
은퇴를 앞두고 있지만 김연경의 기량은 여전히 녹슬지 않았다. 은퇴 시즌임에도 여전히 공격과 수비 모두 리그 최상급의 활약을 펼치고 있고, 흥국생명에선 '에이스'이자 '정신적 지주' 역할까지 하고 있다.
기록만 훑어봐도 김연경의 활약상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는 현재까지 득점 6위, 공격 종합 2위, 오픈공격 5위, 퀵오픈 1위, 후위 공격 3위, 서브 10위 등을 기록하고 있다.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 국내 선수 1위다.
그는 리시브 부문에서도 임명옥(한국도로공사)에 이은 2위를 달리고 있다. 같은 팀의 주전 리베로인 신연경(7위)을 비롯해 대부분의 리베로들보다 좋은 리시브 효율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난다는 사실이 아깝게 느껴질 정도로 대단한 기량을 펼치고 있는 그다.
흥국생명은 비시즌 세터 이고은과 리베로 신연경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또 외국인선수 투트쿠 부르주, 아시아쿼터 외인 아닐리스 피치도 제 몫을 해냈고, 신예 정윤주도 눈에 띄는 성장을 했다.
이들의 활약 또한 올 시즌 흥국생명에 큰 힘이었지만, 김연경의 그것과 비교하기는 어렵다. 공격과 수비, 팀 분위기까지 휘어잡는 김연경이 중심에 있었기에 선수단 모두가 하나로 뭉칠 수 있었다.
은퇴를 얼마 앞두지 않은 김연경에게 마지막 목표는 '우승'이다. 은퇴 시즌에 정상에서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그림일 수밖에 없다.
김연경은 국내 복귀 이후 2020-21시즌, 2022-23시즌, 2023-24시즌 등 챔프전 준우승만 3차례 경험했다. 누구보다 많은 우승을 경험한 그지만, 지금은 누구보다도 우승의 갈증이 크다.
일단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최상의 조건은 갖춰졌다. 정규시즌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하면서, 김연경은 차분히 '라스트 댄스'를 위한 시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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