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그를 막지 않았다…교황 관 앞에 선 '40년지기' 수녀
추기경 등만 접근 가능하지만 교황과 수녀의 우정 배려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일반 조문객은 보안상 이유로 교황의 관 멀찍이서 작별 인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인 중 유일하게 관 바로 앞에서 교황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한 인물이 있다. 교황의 40년지기 '막역지우' 수녀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 메트로 등에 따르면 교황의 시신이 안치된 바티칸(교황청) 성 베드로 대성당에 특별한 조문객이 찾아왔다. 감색의 소탈한 수녀복을 입은 이 백발의 여성은 81세 쥬느비에브 제넹그로 수녀.
쥬느비에브 수녀는 경비원으로 보이는 남성의 안내를 따라 교황의 관 앞에 섰다. 수녀는 잠든 교황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며 그의 영원한 안식을 비는 기도를 올렸다.
교황의 관 근처는 제한 구역으로 추기경, 주교, 사제들만 접근이 가능하다. 쥬느비에브 수녀가 기도하는 동안 수많은 사람이 주변을 오갔지만 누구도 수녀와 교황의 마지막 인사를 방해하지 않았다.
교황청은 쥬느비에브 수녀와 교황의 깊고 오랜 우정을 감안해 수녀가 관 바로 앞에 설 수 있도록 배려했다.
교황처럼 아르헨티나 출신인 쥬느비에브 수녀는 교황이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였을 때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은 2013년 교황 즉위 이후로도 돈독한 우정을 이어갔다.
교황은 쥬느비에브 수녀가 바티칸에 데려온 노숙자,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과 점심을 함께하기도 했다.
현재 로마에 거주하는 쥬느비에브 수녀는 50년 넘게 '예수의 작은 자매회'에서 활동하며 불우한 이웃을 보듬고 있다.
교황은 지난 21일 선종했다. 향년 88세. 바티칸은 23일 교황의 시신을 성 베드로 대성당으로 옮긴 뒤 조문객 6만1000여 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끝없는 조문 행렬로 대성당은 밤샘 개방을 이어갔다.
교황의 장례식은 오는 26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오후 5시) 엄수된다. 교황은 장례 미사 후 유언에 따라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영면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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