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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눈물로 교황 보낸 25만 추모객…"고마워요, 사랑했어요"

장례미사 시작 5시간 전부터 모여들어…"죽음은 새로운 시작" 그말처럼 하늘도 맑게 개
나이지리아 출신 신자 "슬프지만 아름다운 날"…비신자도 "역사를 사는 느낌"

26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엄수되고 있다. 2025.04.26. ⓒ AFP=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바티칸=뉴스1) 김지완 기자 = 26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과 인근 도로는 세계 각지에서 온 약 25만 명의 추모객들로 가득 찼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재위 12년간 몸소 보여준 사랑과 포용이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는 물론 모든 세계인들의 가슴 속에 뿌리내렸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추모객들은 눈물을 흘리며 "당신을 사랑했어요"라고 외쳤고, 박수를 보내며 "당신에게 감사드린다"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장례미사가 시작하기 4시간도 전인 이날 오전 5시 30분쯤부터 성 베드로 광장 인근에는 이미 인파가 몰리고 있었다. 보안 검색대를 거쳐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광장 진입에 성공했다. 아침이라 비교적 기온이 낮았고 사람이 너무 많아 땅바닥에 앉을 자리도 제한적이었지만 사람들은 각국에서 찾아온 추모객들은 차분하게 미사 시작 전까지 서너시간을 기다렸다.

오전 9시 20분 추모객들은 성가와 함께 묵주기도를 시작했고, 45분에는 입당 행렬이 시작되면서 종이 울렸다. 프란치스코 교황 스스로 "죽음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한 것을 상기시키듯 구름이 모두 걷히더니 맑은 하늘이 드러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26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되고 있다. 광장으로 옮겨지는 교황의 관. 2025.04.26. ⓒ AFP=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광장에 설치된 4개의 대형 모니터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이 성당 안에서 옮겨지는 모습이 나오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일제히 손뼉을 쳤다. 관이 성당 밖으로 나오자 다시 박수가 터져 나왔고 성가를 불렀다.

고해성사와 성경 강독에 이어 10시 37분쯤 약 20분간의 강론이 진행됐다. 미사를 집전한 조반니 바티스타 레(91) 추기경은 이민자에 대한 배려와 전쟁 종식, 기후 변화 대응 등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에 관심을 가지던 주제들을 하나하나 회고했다.

레 추기경은 교황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면서 "이민자들에게 벽을 세우지 말고 다리를 놓아라"고 했던 것을 언급했다. 또 "교황 프란치스코는 어려움 속에서도 사람들에게 다가가며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헌신했다"며 "그는 모든 사람에게 열린 마음을 가진 민중 속의 교황이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추기경 조반니 바티스타 레 이탈리아 추기경이 26일 오후(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강론 후 프랑스어, 독일어, 중국어, 영어 등을 구사하는 각국 사람들이 연단에 나와 기도를 올렸다. 중국어 기도는 미얀마의 찰스 마웅 보 추기경이 했는데, 교황의 장례식에서 중국어로 기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추기경이 성찬식 전 기도를 올리던 중에는 여러 사람은 예를 갖추기 위해 좁은 공간 속에서도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렸다. 가톨릭 성인에게 기도하는 '로마 교회의 기도' 중에는 성인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모든 사람이 한마음으로 "그(교황)를 위하여 빌어주소서"라고 기도했다.

미사의 마지막 부분인 추기경의 축복 기도 후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관이 성당 안으로 다시 들어가자, 종소리가 울렸다.

교황의 관이 성당으로 들어가자 여러 사람은 감정에 북받쳐 오른 듯 눈물을 흘렸다. 콜롬비아와 영국에서 온 한 부부는 교황의 사진과 영어, 스페인어로 "교황님, 모든 것에 감사해요"라고 적힌 포스터를 들고 기도했다. 이들은 "너무 슬프다"며 연신 흐르는 눈물을 휴지로 닦았다.

26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교황 장례미사에서 나이지리아 출신의 가톨릭 신자인 바버라 로런스(62)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 News1 김지완 기자

나이지리아 라고스 출신의 바버라 로런스(62)도 눈물을 흘리면서 이날 장례미사에 대해 "스스로 가톨릭 신자인 게 자랑스러워졌다"고 말했다. 선종 소식을 듣고 23일 급하게 로마로 날아온 그는 교황이 "청년들을 정말 사랑했다"며 "이 자리에 청년이 많은 것은 아주 좋은 것이며, 슬프지만 아름답기도 하다"고 말했다.

로런스는 이번 방문이 "살면서 한 번 있을 법한 일종의 성지순례 같다"며 "나는 그(교황)를 정말 사랑했고 세계 각지 사람들과 추기경과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강조했다. 또 "하나님과 성령이 올바른 교황을 고르기를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가톨릭이 아닌 현지 사람도 이날 장례 미사에 대해 감동을 느꼈다. 이탈리아 기자로서 현장을 찾은 마우로는 "아주 역사적이고 특별한 날이며, 역사 속을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또 "난 가톨릭이 아니지만 조금은 슬픔을 느낀다"며 "기도와 성가가 정말 강력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를 비롯한 해외 정상들이 26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 참석해 있다. ⓒ AFP=뉴스1

바티칸에 따르면 이날 장례 미사에는 약 25만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국가원수 50명과 10명의 재위 중인 군주를 포함한 약 170개 사절단이 참석했다.

장례 미사가 끝난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은 그의 유지에 따라 성 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 안치됐다. 장례 후에는 '노벰디알레스'(Novemdiales)라고 불리는 9일간의 추모 기간이 이어지고, 80세 미만인 135명의 추기경이 3분의 2 이상을 득표한 후보가 나올 때까지 콘클라베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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