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메르츠, 총리 오르자마자 트럼프 견제 "내정 간섭 하지마"
"美 터무니없는 발언 규탄…극단주의 정당 구분하길"
트럼프 행정부, 독일 극우당 AfD 두둔 행보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신임 총리가 취임하자마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독일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6일(현지시간) 독일 공영 ZDF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미국의 대선 운동에 개입하지 않았다"며 "미국 정부가 독일 내정에 간섭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메르츠 총리는 "최근 미국의 터무니없는 발언을 규탄한다"며 "미국이 극단주의 정당과 중도 정당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언급을 하진 않았지만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두둔 행보를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독일 정보기관이 지난달 AfD를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하자 '민주주의를 가장한 폭정'이라며 "독일은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역시 올해 2월 독일 총선 중 AfD를 옹호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놨다.
메르츠 총리는 자신이 이끄는 중도 우파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중도 좌파 성향 사회민주당(SPD)의 연립정부를 구성했다. 제2당으로 올라선 AfD가 이들을 견제한다.
메르츠 총리는 가까스로 총리에 취임했다. 의회 투표에서 총리 선출에 필요한 과반 확보에 실패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가 재투표를 통해 간신히 총리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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