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협상 16일 열릴듯…푸틴·젤렌스키·트럼프 모두 불참(종합)
우크라 국방장관 이스탄불행…젤렌스키 "러 대표단은 가짜"
美국무 "회담에 많은 기대 안해…트럼프-푸틴 만나야 돌파구"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3년여만에 이뤄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직접 대면협상으로 기대를 모은 이스탄불 회담이 하루 연기되어 16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미국 정상까지 한자리에 모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세 정상 모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 통신과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5일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자국 대표단이 오는 16일 이스탄불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드미트로 리트빈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텔레그램을 통해 대표단이 이날 저녁 늦게 이스탄불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표단의 도착이 늦어진 만큼 당초 이날로 예고됐던 회담은 불발됐다.
러시아 대표단장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은 "내일(16일) 오전 10시부터 우크라이나 측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1일 우크라이나에 15일 이스탄불에서 직접 대화하자고 제안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다.
러시아는 대표단으로 메딘스키 보좌관 외에 미하일 갈루진 외무부 차관, 이고르 코스튜코프 러시아군 총정찰국(GRU) 국장, 알렉산드르 포민 국방부 차관 등을 파견했고, 우크라이나는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참석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최고위급 대표단을 구성했다"며 "러시아 대표단은 가짜"라고 비판했다.
헤오르히 티히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도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외무부가 웃음거리가 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며 "튀르키예에 파견된 대표단을 러시아 외무부가 이끄는 것도 아니다. 외무부는 모스크바에서 짖어대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가짜라는 말을 쓰는 사람은 광대고, 패배자며,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한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이번 회담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 정상 간 회담을 역제안하면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렸으나 푸틴 대통령이 불참하면서 불발됐다. 이에 기대를 모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참석하지 않을 전망이다.
중동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일정에 대해 "아마 워싱턴 D.C.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무장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와 푸틴의 만남을 준비 중이냐는 질문에 "그(트럼프)가 여행(중동 순방)을 마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며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본 후 다음 일정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세바스찬 고르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산하 대테러 선임 국장은 폴리티코가 주최한 '안보 서밋'(Security Summit)에서 진행한 온라인 인터뷰에서 "협상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트럼프는 적절한 시기가 오면 푸틴과 함께하게 될 것"이라며 "그 순간이 임박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미국의 정상들 모두 회담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회담에 대한 기대도 한풀 꺾인 분위기다.
루비오 장관은 러시아 대표단에 대해 "우리는 내일 대단한 일이 일어나리라고 기대하고 있지 않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직접 대화하기 전까지는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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