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1등 공신'이라고 평가받는 사진을 찍었던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AP통신 간 갈등으로 백악관 취재를 거부당했다.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이 피격 직후 흐르는 피에도 아랑곳 않고 주먹을 번쩍 들고 있는 해당 사진은 당시 공화당 지지층 결집에 구심점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에번 부치 AP통신 사진기자는 27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SNS)에서 "AP 스타일북을 둘러싼 갈등으로 트럼프 정부가 나의 백악관 취재를 금지했다"며 "어서 이 문제가 해결돼 역사를 기록하는 내 직업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달 20일 멕시코만 명칭을 '아메리카만'으로 변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구글 등 민간 기업은 물론 언론 등에 변경된 명칭을 적용하라고 요구했다. AP통신은 트럼프의 행정명령은 미국 내에서만 효력이 있는 데다 400년 이상 통용된 멕시코만이라는 표현이 독자들에게도 친숙하다며 이 같은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AP통신의 백악관 집무실과 대통령 전용기 취재 권한을 박탈했다. 현재 법정 다툼이 진행 중인 상황이다.

지난해 유명한 트럼프 피격 직후 사진을 찍었던 부치 기자도 AP통신 소속인 탓에 취재를 금지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당선에 기여한 '1등 공신'까지 거부한 셈이다.

지난해 피격 직후 트럼프 대통령(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는 3%P 더 벌어지며 트럼프 대통령은 백중세에 있던 정적을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당시 데릭 반 오든 공화당 하원의원이 "트럼프는 이번 공격에서 살아남았다. 그는 방금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할 정도로 분위기가 단숨에 넘어갔다.

트럼프 캠프와 공화당 인사들은 부치의 사진을 주요 지지층 결집 수단으로 삼아 SNS에 게시했다. 부치의 사진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외치며 '스트롱맨'을 자처해온 트럼프의 이미지를 극적으로 고양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백악관에 재입성한 트럼프는 "어떤 기자에게 취재 권한이 주어질지 우리가 정하겠다"며 비판적인 주요 언론의 취재를 제한하는 등 '언론 탄압'에 가까운 행태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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