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틀간 가자 670곳 맹폭 140명 사망…구호품 반입 재개
'기드온의 전차' 작전으로 20년만에 가자 재점령 나서
- 박우영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이스라엘이 20년 만의 가자지구 재점령을 목표로 대규모 지상작전을 개시하면서 이틀간 최소 144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 피해가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ABC뉴스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18일 성명을 내고 '기드온의 전차' 작전을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IDF는 "가자지구 북부·남부에 걸쳐 대규모 지상 작전을 개시했다"며 "670곳 이상의 하마스 테러 목표물을 타격했고 수십 명의 테러리스트를 사살했다"고 알렸다.
이어 "현재 가자지구 내 주요 거점에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은 앞서 7일 이번 작전을 완수한 이후에도 병력이 가자지구에 남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년 만에 사실상 가자지구 재점령에 나선 것이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으로 가자지구를 점령한 이후 38년간 군사적 점령 상태를 유지한 뒤 2005년 철수했다. 이스라엘의 철수 뒤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통제 하에 놓였으나, 2007년 하마스가 무력으로 장악한 이후 실질적인 통치권을 행사해왔다.
이스라엘은 구체적으로 △가자지구에서의 통제권 확장 △가자지구 인질 석방 △하마스 격퇴를 이번 작전 목표로 제시했다.
ABC뉴스는 가자지구 의료진을 인용해 이번 작전 개시 이후 최소 144명이 지역 내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기자 5명을 포함해 42명 이상이 북부에서 전개된 대규모 공습으로 사망했다. 남부에서는 칸 유니스 지역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난민 임시 정착지에 가해진 공습으로 36명 이상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
이스라엘은 또 가자지구 주민의 강제 이주를 유도하고 인도적 지원을 차단해 국제사회에서 비판받고 있다.
작전 개시 일주일 전에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강제 이주에 대해 언급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발언이 유출돼 논란이 일었다. 그는 국회 외교·국방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집들을 파괴하고 있다. 그들은 돌아갈 곳이 없다"며 "가자 주민들의 궁극적인 바람은 가자지구를 떠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 개시를 선언하며 대규모 강제 이주가 작전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3월 2일부터는 가자지구에 대한 모든 구호물품 반입을 차단했다.
유엔에 따르면 현재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 다섯 명 중 한 명이 기아 상태에 놓여 있으며, 올해 들어서만 9000명의 어린이가 급성 영양실조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최근 세계보건총회 개회사에서 "봉쇄가 시작된 지 두 달 만에 200만 명이 굶주리고 있으며, 11만 6000톤의 식량이 국경에서 단 몇 분 거리인데도 차단돼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국제사회의 우려가 이어지자 네타냐후 총리는 18일 밤 늦게 식량 등 일부 구호물품의 가자지구 반입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24일쯤까지 이 같은 구호물품 반입을 허용하고, 이후에는 자국이 참여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을 통해 인도주의적 지원을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스라엘은 17일 하마스와 휴전 협상 재개 직후 이번 작전을 개시했다. 이번 작전이 하마스와의 협상을 위한 압박 전술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스라엘은 협상에서 가자지구에서의 하마스 완전 철수 등 기존 요구를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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