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서 "부패 종식" 반나체 시위 벌이던 여성 3명 체포
"여성·아이들 구하고 부패 종식시키자" 의회 향해 행진
어몽 의회 의장 사임 촉구…'일반인 권리 방해' 기소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우간다 경찰이 2일(현지시간) 수도 캄팔라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이는 반나체 여성 3명을 체포했다.
현지 매체와 AFP 통신에 따르면 체포된 여성들은 자신의 가슴을 우간다 국기 색으로 칠한 채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올해 초 벌어진 청년 주도 반정부 시위와 연관된 시민사회단체 '우간다 자유 운동가'의 일원들로 알려졌다.
자신의 몸에 '부패는 없다'(no corruption)라고 적은 이들은 이날 "여성을 구하고 아이들을 구하고 미래를 구하고 부패를 종식시키자"라고 외치며 의회를 향해 행진했다.
이들은 '우간다는 가난하지 않다. 그들은 우리의 부를 훔치고 있다'와 같은 플래카드도 들었다.
지난 8월 캄팔라 인근 키티지 쓰레기 매립지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사태로 어린이를 포함해 수십 명이 사망한 사건도 이날 시위에서 거론됐다.
체포된 여성들은 캄팔라 중앙 경찰서로 연행됐다.
구금자 중에는 올해 6월 시작된 케냐 청년들의 증세 반대 시위에 영감을 받아 우간다에서 'Z세대 시위'를 주도했던 법대생 프레이즈 알로이킨 오폴로예도 포함됐다.
체포된 여성 중 한 명의 다리에는 '아니타 사임'(Anita resign)이라는 문구가 적혀 눈길을 끌었다.
우간다 청년들은 뇌물 수수 의혹이 불거진 아니타 어몽 의회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어몽 의장은 각종 부패 혐의로 올해 5월 영국과 미국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되기도 했으나 이를 '마녀사냥'으로 규정하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우간다는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 지수에서 180점 만점에 141점을 받는 등 관련 문제가 심각한 나라로 꼽힌다.
AFP에 따르면 세 사람은 이후 루지라 고등 보안 교도소로 송환됐으며, 오는 12일 법정 출두 명령을 받았다.
이들은 반나체 상태로 몸에 글을 쓴 채 허가받지 않은 공공 행진을 하고, 일반인의 권리 행사를 방해하거나 불편을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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