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양회' 내일 개막… 美우선주의 대응 수위·한반도 언급 주목
[양회 미리보기]④ 유엔 80주년 맞아 '다자주의 수호' 강조 전망
'반파시스트 전승 80년' 러와 공감대 형성…북중관계 발언 관심
-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의 한 해 정치 일정을 시작하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중국이 어떠한 외교 전략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왕이 외교부장은 오는 7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중국의 외교 방향을 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는 4일 국정 자문기구인 정협(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회의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국회 격인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는 5일 시작한다. 양회는 열흘 정도 진행된다.
중국은 양회 기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따른 관세 전쟁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중국은 관세와 무역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며 반대 입장을 유지해 왔다.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중국이 대국의 책임을 이행하고 다자주의의 수호자라는 것을 강조하는 데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가 유엔 창립 80주년인 점을 감안하며 중국은 유엔 중심의 국제법 질서를 수호하고 다극화된 국제 질서 구축을 위한 국제 협력 강화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이 부장은 최근 남아공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해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고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 시스템과 세계무역기구(WTO)를 핵심으로 하는 자유무역 체제를 지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중재하는 등 미-러 밀착에 따른 '역(逆) 닉슨 전략'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시진핑 주석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화상 통화에서도 양국의 진정한 우정에 대해 언급하며 양국 관계는 제3자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와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이라는 공감대를 통해 밀착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오는 5월 모스크바에서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행사를 개최할 예정인데, 이 자리에 시 주석의 참석이 유력하다.
한중 관계 언급도 주목된다. 오는 10월 말부터 경북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의 참석이 유력한 상황에서 양국 우호 증진을 위한 발언이 나올 수도 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발언 수위도 관심사다. 왕이 부장은 지난해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한반도 문제는 수년간 이어져왔다"며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중국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2023년엔 왕이 부장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관련된 질문이 없었다.
지난해 중국과 북한은 수교 75주년을 맞아 '북·중 우호의 해'로 선포했으나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방북해 개막식에 참석한 이후 이렇다 할 행사를 개최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북한의 국경 개방이 임박함에 따라 북·중 관계가 완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 외에도 중국은 왕이 부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대만 문제, 중국의 주변국 외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에 대해 중국 입장을 설명하는 한편 '글로벌 사우스' 국가와의 우호적 분위기를 부각해 해당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보여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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