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안보 다룰 협상팀 확대…굴욕협정시 동료국 신뢰 상실"
日 주요 언론, 미국과의 첫 무역협상 관련 사설 일제히 게재
트럼프, 깜짝 등판에 "日에 압력 높여 양보 압박하려는 목적"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전 세계의 높은 관심 속에서 미일 간 첫 각료급 대면 무역협상이 백악관에서 진행된 데 대해 일본 언론들은 18일 일제히 사설을 통해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관세 정책의 부당함을 지적하면서 일본 정부에 신중하고 주도면밀한 대응을 당부했다.
아사히신문은 "미국의 관세 조치는 이기적이고 근거가 없으며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폭거"라고 비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대표단이) 미국 측에 관세 조치의 재검토 요청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미국의 관세를 "우거(愚挙·어리석은 짓)"라고 규정짓고 "전면 철회가 맞다"고 성토했다.
트럼프가 협상장에 '깜짝 등판'에 대해서 닛케이는 "(트럼프가) 일본을 중시하는 자세를 강조했다"면서, 그 의도에 대해선 "자동차나 농산품 등 분야에서 일본으로부터 가능한 한 양보를 끌어내, 자신의 성과로서 어필할 속셈"이라고 진단했다.
요미우리 역시 "대일 중시의 자세를 인상적으로 보여 일본과의 협의를 유리하게 진행한 뒤 다른 나라와의 협상에 탄력을 붙이고 싶은 목적"으로 해석했다. 마이니치도 "압력을 높여 양보를 압박하려는 목적"으로 봤다.
안보 문제가 의제로 다뤄진 데 대해 요미우리는 "일본은 미일 안보조약에 따라 기지를 제공하고 다른 동맹국보다 많은 주둔 경비도 부담하고 있다"며 "방위 분야에서 일본의 공헌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끈질기게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사히도 일본의 안보 기여를 언급하면서 "미일동맹은 미국의 세계 전략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관점에서 미국에도 이익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고, 마이니치는 "잘못된 인식은 시급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닛케이는 "관세 협상과 방위비 등 안보 문제는 본래 별개"라면서도 "그러나 다음번 이후, 미국 측이 이 문제를 다룰 것에 대비해, 일본은 협상에 임하는 진용의 확대도 검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의 협상력 강화를 위해선 아사히는 "경제 분야 안에서 타협점을 찾아온 지금까지의 통상 교섭과는 차원이 다른 전개가 이어질 것 같다"며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관계부처를 묶어, 전략을 짜내는 지도력이 요구된다"고 정부 대응을 주문했다.
요미우리는 "자유무역체제를 견지하는 동지국을 늘려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맹국과 유럽연합(EU)과의 제휴를 강화해 가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마이니치도 "EU 지도자는 TPP 가맹국과의 제휴에 의욕을 나타냈다. TPP를 주도한 일본도 각국과 협력해, 미국에 의연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일본 매체들은 트럼프가 "일본이 협상의 최우선"이라고 한 데 대해 "자국(일본)의 이익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 대미 협상의 선례가 되는 의미에서도 중요하다(아사히)"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마이니치도 "(미국으로부터) 불리한 조건을 강요당한 선례가 되면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는다"며 "위기에 직면한 자유무역체제를 지키는 것도 일본의 책무"라고 지적했다.
닛케이도 "일본뿐 아니라 세계의 이익을 내다보는 협상"을 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미국으로부터 고관세를 부과받은 국가나 지역은 일본의 대미 협상이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료(국가)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미국에 대한 약속은 엄히 삼가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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