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미국과의 '관세 휴전' 중인 중국이 덴마크, 독일, 폴란드 등 유럽 국가들과 잇따라 접촉하고 '다자주의 수호' 입장을 재확인했다.

2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은 전일 베이징에서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교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왕 부장은 덴마크가 오는 하반기 유럽연합(EU) 순회의장을 맡게 되는 점을 거론하며 "중국은 EU와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 중-EU 관계의 건강한 발전을 공동으로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중국과 덴마크는 다자주의를 수호하고 자유무역을 수호하는 등 공동의 도전에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다자간 무역 체제를 공동으로 유지하고 세계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에 기여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라스무센 장관은 "중국과의 고위급 교류를 강화하고 각 분야의 대화와 상호 이해를 증진하며 양국 관계의 지속적이고 강력한 발전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덴마크는 EU와 중국 관계의 건강한 발전 촉진에 역할을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덴마크는 자유무역을 확고하게 지지하고 '디커플링'에 반대한다"며 "무역전쟁은 어느 쪽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왕 부장은 덴마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합병' 추진에 반발한 것을 의식한 듯 "중국은 그린란드 문제에서 덴마크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충분히 존중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같은 날 왕 부장은 요한 바데풀 신임 독일 외교장관과 통화를 하고 "중-독일 경제와 산업은 상호 보완적이므로 상호 이익 협력을 심화하는 것은 필연적 선택"이라며 "이른바 '디리스킹'으로 양측의 정상적 협력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독일은 대국의 책임을 지고 자유무역을 공동으로 지지하고 고수하며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함께 반대하며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바데풀 장관은 "독일은 중국의 신뢰할 수 있고 예측 가능한 파트너가 될 용의가 있다"며 "독일은 EU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고 중국 전기차 등 문제 해결을 위해 EU와 중국의 협상을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왕 부장은 리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올해 중-EU 수교 50주년을 맞이했다"며 "폴란드가 EU 순회 의장국으로서 건설적 역할을 하고 중-EU 관계가 더 큰 진전을 이루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왕 부장은 이날 3명의 외교장관과 대화에서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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