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선 오늘 시작…'트럼프 반감' 업고 자유당 재집권할까
총선 화두는 '트럼프 대응'…관세·영토 병합 발언으로 반미 감정 고조
카니, 트럼프에 강경 대응 천명…폴리에브, 트뤼도 정책 실패 부각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캐나다가 28일(현지시간) 총선을 치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반감의 영향으로 여당인 자유당이 다시 집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플레이션과 주택 가격 상승 등으로 저스틴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지난해 전국 여론조사에선 야당이 보수당이 여당인 자유당을 20% 포인트(P) 앞섰다.
이에 정권 교체는 기정사실처럼 보였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라는 변수가 등장하면서 선거 구도는 변했다.
캐나다의 여론조사기관인 레거(Leger)가 지난 26일 발표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에선 자유당이 43%로 보수당(39%)보다 4%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인 에코스(Ekos)가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도 자유당(44%)이 보수당(38%)을 6%P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결과처럼 자유당과 보수당이 모두 전국적으로 38% 이상을 득표할 경우 이는 1975년 이후 처음이다. 다만 자유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더라도 과반 의석을 차지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우방국인 캐나다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고, "51번째 주로 만들겠다"고 발언하면서 캐나다 내에서 반미 감정이 고조됐다.
이에 이번 총선에서 가장 큰 화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대한 대응이다.
캐나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 코(Research Co)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로 캐나다와 미국과의 관계를 꼽았다. 이어 △주택·노숙·빈곤 △경제 및 일자리 △조건 의료 △이민 △범죄 및 공공 안전 순이었다.
여론조사에서 자유당이 열세를 뒤집은 것도 트뤼도 총리에게서 바통을 물려받은 마크 카니 총리는 선거 유세 기간 미국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천명한 것이 주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카니 총리는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는 황당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분명히 말하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폴리에브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에 날을 세우는 대신 트뤼도 전 정부의 경제 실패를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앵거스 리드 연구소의 샤치 커럴 소장은 "트럼프의 위협과 영토 병합 발언 등 모든 것이 중도좌파(자유당) 유권자들에게 강력한 동기가 되었다"며 "자유당에 불만이 컸던 자유당 지지자와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의 주인공인 트럼프에 의해 자유당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트뤼도 전 총리에 대한 불만이 높은 상황에서 카니 총리도 다른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보수당 지지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카니 총리를 일종의 메시아처럼 생각하지만 결국 그는 같은 당 사람이고 한 개인일 뿐"이라며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yellowapollo@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