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트럼프 캐나다 자유당, 총선 역전승…과반 확보는 힘들어(종합2보)
자유당 163석으로 하원 과반 172석 못 미쳐…보수당 149석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8일(현지시간) 캐나다 총선에서 마크 카니가 이끄는 집권 자유당이 승리할 것이 유력시되지만 과반 의석을 확보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CTV는 집권 자유당이 소수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CBC에 따르면 29일 오전 0시 30분 기준 343석의 하원에서 자유당은 163석으로 보수당 149석을 앞서고 있다.
하지만 자유당이 하원에서 과반인 172석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고 자유당 정부는 다른 소수 정당과 협력해 연정을 꾸려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새롭게 선출된 카니 총리는 이날 당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하며, 미국의 "배신"으로 얻은 "교훈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의회 내 모든 정당과 건설적으로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자유당은 퀘벡주에서 많이 이겼지만 온타리오주에서 보수당과 접전을 벌였다. 퀘벡주와 온타리오주는 모두 캐나다 제조업의 중심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타격을 받은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업체들이 많다.
카니의 자유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기 힘들 수 있지만 불과 4개월 전만 해도 집권 자유당의 참패가 예상됐던 것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인플레이션과 주택 가격 상승 등으로 저스틴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지난해 전국 여론조사에선 보수당이 자유당을 20% 포인트(P) 앞섰다.
하지만 트럼프가 취임 직후 이웃한 최대 동맹인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51번째 주로 병합하겠다"는 공격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캐나다에서 반미 감정이 고조됐다.
덕분에 트럼프에 강경한 카니의 자유당이 4개월 만에 지지율 역전에 성공하며 이번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앵거스 리드 연구소의 샤치 커럴 소장은 "트럼프의 위협과 영토 병합 발언 등 모든 것이 중도좌파(자유당) 유권자들에게 강력한 동기가 되었다"며 "자유당에 불만이 컸던 자유당 지지자와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의 주인공인 트럼프에 의해 자유당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카니 앞에 놓인 과제는 산적했다. 미국이 캐나다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거대한 무역 전쟁에서 보복 대응만으로 일관하기는 힘들다. 게다가 소수 정부가 된다면 의회에서 법안 통과가 쉽지 않다는 의미고 미국과의 무역협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삭소방크의 차 나나 최고 투자전략가는 로이터에 "캐나다의 자유당 소수 정권 가능성은 경기 침체 위험을 높이며 무역 관계를 다변화할 필요성이 커지는 시기에 불확실성을 더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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