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공동성명, 중요 전환점" 평가…'품위있는 이혼' 신중론도
양국 나란히 관세 대폭 인하…"美中 관세전쟁에 희망의 빛 보여"
"긴 과정의 시작일 뿐, 10% 관세도 여전…미중 갈라서기 계속될 것"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미국과 중국이 첫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상대국 제품에 대해 부과했던 고율의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합의하면서 양국 간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일단 누그러졌다.
미국은 12일, 앞으로 90일 동안 대중 추가 관세를 기존 145%에서 30%로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상응해 중국은 같은 기간 미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125%에서 10%로 낮춘다고 확인했다. 양국 모두 관세를 115%포인트(p)씩 낮춘 상태에서 협상을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미중 관계에 부는 훈풍을 환영했다. 이날 뉴욕증시 다우 지수선물은 2% 이상, S&P500 지수 선물은 약 3% 급등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선물은 3.5% 이상 급등했다. 이날 오후 아시아 증시도 상승 폭을 확대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같은 합의 내용을 발표하는 회견을 갖고 "우리(미국과 중국)는 공통의 이익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양국 협상단의 합의는 양국이 모두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원하지 않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이날 성명은 미중 간 추가 회담 그리고 결국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회담이 열리게 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양 정상이 만나는 시점에서 관세전쟁을 끝내는 무역협정이 체결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상하이 푸단대 미국학 센터의 송궈유 부소장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동성명에 대해 "트럼프가 다시 집권하고 미국이 중국에 관세전쟁을 시작한 이후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진단했다.
두 정상은 지난 1월 트럼프가 당선인 신분일 때 통화했고, 이후엔 공식적으로 통화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 송 부소장은 두 정상의 회담에 대해 "이제 협상이 끝나면서 새로운 희망의 빛이 보인다"고 말했다.
장 지웨이 홍콩 핀포인트 자산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예상보다 나은 결과"라며 "관세가 약 50%까지 인하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훨씬 낮은 수치가 발표됐다"고 환영했다.
라보뱅크의 외환전략 책임자 제인 폴리는 로이터에 "협상이 계속될 것이고 협상의 분위기도 낙관적이었고, 미중은 디커플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장 지웨이 이코노미스트는 "이것은 3개월간의 일시적인 관세 인하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이것은 긴 과정의 시작이다. 양측은 아마도 해결책을 마련하거나 최종 무역 협정에 도달하는 데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라보뱅크의 폴리 책임자는 "(이번 합의에도) 우리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것은 아니다. 10% 기본 관세는 여전히 존재하고, (무역 상대) 90개국의 유예도 있는데 시한이 다가오고 있다"며 "전반적인 시나리오는 나쁘지 않지만, 이런 관세가 어떻게 될지 상당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동성명이 격화된 무역전쟁의 열기를 다소 낮춰줄 수 있겠지만, 디커플링에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진 미중 양국 관계의 방향을 돌려놓는 데 크게 이바지하긴 힘들 것이란 진단도 있다.
투자 은행 나틱시스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는 WP에 "이것은 보다 품위있는 이혼 방식이다. 분기(分岐)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번 합의는 해법이 아니다. 이것은 분기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회담은 기본적으로 글로벌 침체를 피하기 위한 시도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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