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날리는 경고"…무디스, 무역전쟁 한창인 美 강등한 이유
-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세계적 신평사 무디스가 미국의 신용 등급을 하향했음에도 미국증시는 소폭이지만 일제히 랠리함으로써 무디스의 등급 강등을 무시했다.
전일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고, 미증시 지수 선물도 모두 급락했지만 정작 미국증시 정규장은 랠리했다. 19일(현지시간) 다우는 0.32%, S&P500은 0.09%, 나스닥은 0.02% 각각 상승했다. 특히 S&P500은 6일 연속 랠리를 이어갔다.
무디스는 정부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는 이유로 등급을 하향했다. 그러나 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최근 미국증시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투심이 취약한 상태다. 그럼에도 무디스는 미국의 등급 강등을 강행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와 관세전쟁에 대한 경고 차원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미국의 유력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날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와 관세 폭탄이 미국의 재정 적자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는 점을 지적하기 위해 무디스가 미국의 등급을 전격 하향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성명에서 "역대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대규모 재정 적자와 이자 비용 증가 추세를 역전시키기 위한 조치에 합의하지 못했다"며 미국의 등급 하향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가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가 국가 부채를 늘렸다”며 무디스의 등급 강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바이든 전 행정부가 늘려 놓은 재정 적자를 축소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디스가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다면 지난 4년간 재정 재앙이 펼쳐질 때 침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무디스의 등급 하향이 시장 혼란을 촉발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않았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이며, 다른 국가들을 평가하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는 이번 등급 강등이 최근의 무역전쟁으로 취약한 미국 경제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채수익률(시장금리)이 급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미국증시는 랠리했지만, 채권시장에서는 매도세가 나오면서 수익률이 급등했다. 미국채 30년 물 수익률은 5%를 돌파, 2023년 말 이후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이같은 부작용에도 무디스가 등급 강등을 강행한 것은 재정 적자를 확대하지 말라는 경고를 트럼프 행정부에 보내기 위해서 였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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