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 자회사들이 당당하게 기업공개(IPO) 시장에 안착해 '신약 전성시대'라는 말까지 나온다. 바이오 IPO 러시를 이을 주자는 GC지놈이다.
GC지놈은 기술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분리하는 '인적분할'을 발표한 것도 IPO 흥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GC지놈은 2013년 GC녹십자(006280)의 자회사로 설립했다. △산모·신생아 대상 산과검사 △암 정밀진단 △유전희귀병 정밀진단 △기업 및 개인 대상 건강검진 등이 주요 서비스다.
GC지놈은 지난해 말 본격적으로 IPO 절차에 나섰다.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활용해 상장에 도전했는데, 기술성 평가를 'A·A'로 통과해 자격을 갖췄다. 상장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GC지놈은 국내 약 900여개 병의원 및 검진 기관에 300종 이상의 산과, 건강검진, 암 정밀진단, 유전 희귀질환 분야 맞춤형 분자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미국을 비롯해 유럽, 중동, 아시아태평양 등 해외 19개국에 38개 기업과 글로벌 망도 구축했다.
GC지놈은 19~23일 동안 기관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 중인데, 27일에는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일반청약을 실시한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지난해 12월 온코닉테라퓨틱스(제일약품 자회사), 지난 2월 상장한 동국생명과학(동국생명 자회사), 4월 이뮨온시아(유한양행 자회사)가 잇따라 증시 시장에 안착하면서 내부에서도 기대가 크다.

특히 삼성바이오의 인적분할 소식도 나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분리해 신설되는 지주사 삼성에피스홀딩스로 편입시키기로 했다.
CDMO 고객사와 경쟁 관계에 놓일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분리해 이해상충 가능성을 차단하고 글로벌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이 바이오를 주력 사업으로 성장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로직스는 매년 약 40%씩 매출을 끌어올리며 삼성그룹 내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의 이러한 움직임은 바이오산업에 대한 주식 시장의 관심을 더 키워, 다른 바이오 업계들도 크고 작은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의 인적분할은 바이오산업을 키우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삼성바이오 쪽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하더라도 전반적으로 제약·바이오 업체들로서는 나쁠 게 없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선 GC지놈이 지나치게 상황을 낙관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기술력의 이견은 없지만, 매출의 상당 부분을 모회사인 GC녹십자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금줄이 막힌 GC녹십자가 '쪼개기 상장'을 통해 자금 확보를 하려 한다는 비판도 있다. 녹십자의 경우 국내 제약사 중 계열사 상장 기업(녹십자홀딩스, 녹십자, 녹십자웰빙, 녹십자엠에스, 지씨셀, 유비케어)이 가장 많은 곳이다.
이에 대해 GC녹십자 관계자는 "GC녹십자는 제약, GC지놈은 유전자 분석을 주로 해 사업 역량이 엄연히 다르다. 처음부터 다른 분야 자회사로 성장했다"며 "이를 두고 쪼개기 상장으로 보는 건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대학병원의 수탁기관이 대부분 녹십자의료재단이다. GC지놈이 대학병원에 납품할 땐 구조상 의료재단을 거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청 관계가 아니라 각자 다른 영역에서 시너지를 낸다고 보는 게 맞다"며 "IPO로 조달된 자금은 글로벌 진출 사업에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