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AI 칩이 중국으로 불법적으로 우회 수출되고 있다는 의혹에 "증거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황 CEO는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그레이스 블랙웰 시스템은 거의 2톤에 달한다"며 "주머니나 백팩에 넣어 국경을 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은 우회 수출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고 있고 모두가 엔비디아 기술을 계속 사용하길 원한다"며 "그렇게 때문에 스스로 매우 엄격하게 감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CEO의 발언은 그간 엔비디아 칩의 싱가포르를 통한 우회 수출 의혹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AI 반도체 수출 통제 폐기를 발표한 이후 중동을 통해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커지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3일(현지시간) 바이든 정부가 시행한 '인공지능 확산 규칙'(AI Diffusion Rule)을 공식 폐기했다.
황 CEO는 트럼프와 중동 방문 대표단으로 동행한 자리에서 AI 반도체 수출통제 정책 폐기 발표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미국 기술의 전 세계 확산을 제한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일"이라며 "미국 기술을 전 세계에 최대한으로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황 CEO는 대만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H20을 끝으로 중국 시장에 '호퍼' 시리즈를 더 이상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H20은 엔비디아가 중국에 합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유일한 AI 칩이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H20 수출도 제한했다.

앞서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엔비디아가 H20 칩의 다운그레이드 버전을 7월 내 중국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황 CEO는 "호퍼를 더 수정하는 건 불가능한 만큼 호퍼는 아닐 것"이라고 이를 부인했다.
업계는 엔비디아가 호퍼 기반 중국용 AI 칩 개발을 중단하고 새로운 아키텍처 기반 맞춤형 칩 개발 등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분석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에서 중국용 H20의 재고·구매 약정·준비금 등과 관련 최대 약 55억 달러(약 7조 6800억 원)의 비용이 2026 회계연도 1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