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조선 21대 왕인 영조(1694~1776) 대의 궁중 행사를 기록한 병풍이 보물로 지정된다.
국가유산청은 '근정전 정시도 및 연구시 병풍'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소장한 이 병풍은 1747년(영조 23년) 숙종 비 인원왕후 김 씨의 회갑을 맞아 존호를 올린 것을 축하하고 기념하기 위해 경복궁 옛터에서 열린 정시의 모습과 영조가 내린 어제시에 신하 50명이 화답한 연구시를 담은 작품이다.
'영조실록'과 '승정원일기' 기록과 정확히 일치하는 이 병풍은 총 8폭으로 구성돼 있다.
제1폭에는 근정전 정시 장면이 담겨 있다. 상단에는 백악산, 중앙에는 차일과 함께 영조의 친림을 상징하는 어좌, 하단에는 경복궁 금천교인 영제교 등이 표현돼 있다. 이때 시행된 정시에서 영조는 이유수 등 15명을 뽑았다. 제2폭에는 영조가 내린 어제시가, 제3~8폭에는 좌의정 조현명을 비롯한 신하 50명의 연구시가 담겼다.
또 병풍에 경복궁 옛터의 광화문, 근정전, 경회루 등이 상세히 묘사된 점에는 영조가 경복궁 옛터를 중시했던 기조가 반영돼 있다. 영조가 추진한 탕평의 핵심 인물들이 연구시를 지은 것을 토대로 작품의 제작 배경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 작품은 단순히 왕실 행사의 기록 그림을 넘어, 영조의 정치 철학과 국가 운영 방식을 시각적으로 담아낸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날 '자치통감 권81~85', '천지명양수륙재의찬요 목판',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 목판,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 목판', '치문경훈 목판' 등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영남대학교중앙도서관이 소장한 '자치통감 권81~85'는 1434년 편찬에 착수해 1436년 완료된 총 294권 가운데 권81~85의 5권 1책에 해당한다. 주자소에서 초주갑인자로 간행된 금속활자본으로, 현재까지 완질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천지명양수륙재의찬요 목판'은 1515년(중종 10년) 조성된 목판으로 33판 완질이다. 고려 후기 승려 죽암이 편찬한 불교 의식집으로, 수륙재 때 행하는 여러 의식 절차를 정리한 책이다.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 목판'은 1588년(선조 21년) '원각경'에 해설을 더한 '원각경약소'를 토대로 조성된 목판으로, 104판 완질이다.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 목판'은 1588년(선조 21년) 조성된 목판으로, 총 37판 완질이다. '치문경훈 목판'은 1588년 조성된 목판으로, 총 90판 완질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지정 예고한 '근정전 정시도 및 연구시 병풍' 및 '자치통감 권81~85' 등에 대해 30일간 예고를 통해 각계 의견을 수렴·검토한 후,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각각 지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