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2000년대 이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장 크게 오른 해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이었다. 반대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시기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으로 나타났다.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0년부터 최근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2006년에는 전국 아파트값이 무려 26.8% 상승했으며, 2022년에는 4.8%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06년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전년 대비 33.2% 급등했다. 이는 강남권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과 급격히 증가한 수요, 공급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IMF 외환위기 이후 시행된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경제 회복세와 맞물리면서 2000년대 초반 집값은 큰 폭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노무현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분양권 전매 제한, 투기과열지구 확대 등 고강도 규제 대책을 잇달아 발표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규제가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인해 국내 부동산 시장도 직간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이명박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세금 감면, 정비사업 활성화 등 규제 완화책을 추진했지만 글로벌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은 관망세를 유지했다.
박근혜 정부는 전 정권의 기조를 이어받아 경기 회복을 위한 부동산 활성화 정책을 펼쳤다. 기준금리를 1.25%까지 인하하고, 대출 및 세금 규제를 완화하면서 거래량이 회복세를 보였고, 주택 가격도 서서히 반등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는 정권 교체에 대한 기대감과 공급 불확실성, 초저금리 환경 등이 맞물리며 매수 심리가 강화됐다. 이에 따라 아파트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자 문재인 정부는 임기 5년 동안 고강도 규제 대책을 연이어 발표했지만, 집값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았다.
이후 코로나19 확산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외부 변수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은 급변했다. 이런 배경 속에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시장 정상화를 목표로 규제 완화를 추진했으나, 탄핵 정국 등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6월 조기 대선 이후 차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시장 참여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상반기 부동산 시장은 신중한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며, 윤석열 정부가 추진해 온 주택 공급 대책과 재건축 특례법, 임대차 2법 개정,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등의 정책도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공급 부족 우려와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같은 대출 규제가 맞물리며 시장 불안감이 더욱 커질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분위기가 급변하기 어려운 만큼, 서울 등 수도권에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