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월스트리트의 주요 대형 은행들이 손을 잡고 공동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표적으로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세계적인 은행들이 이 논의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본격적으로 추진된다면 금융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움직임은 빠르게 성장하는 암호화폐 산업, 특히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대한 은행들의 대응 전략으로 풀이된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 최소화를 목적으로 미국 달러나 금과 같은 자산에 가치를 연동한 디지털 화폐를 말한다. 주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다른 암호화폐를 구매하거나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시장에서 잠시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디지털 달러' 역할을 한다.
은행들은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금융 시스템보다 훨씬 빠르고 저렴하게 자금을 이전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다면 며칠 씩이나 소요되는 국가 간 송금이나 기업 간 대금 결제 등을 거의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또 은행들은 빅테크 기업이나 대형 유통업체들이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 금융 시장에 진출하면 기존 은행들의 예금 및 거래 수수료 수익이 감소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공동 소유한 결제 서비스 회사 '얼리워닝서비스'와 '클리어링하우스' 등을 통해 협력 모델을 구상 중이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테더와 서클 같은 암호화폐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시장 규모는 약 2450억 달러(약 337조 원)로 추정된다. 여기에 대형 은행들이 진출한다면 기존 사업자들에게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관련 규제와 시장 수요, 보안 문제 등 여러 변수에 따라 최종 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 은행들은 일단 자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충분한 시장 수요가 있을지 신중하게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또 디지털 자산의 특성상 해킹 등 보안 문제와 기술적 안정성 확보는 중요한 과제다.